끝없는 하늘 아래 펼쳐진 도로, 자동차 창문을 열면 스쳐 가는 바람과 함께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는 순간. 미국에서의 로드 트립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여행 그 자체다. 길 위에서 마주하는 대자연, 유서 깊은 도시, 그리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길목을 따라가다 보면,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이 곧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된다.
미국에서 가장 매력적인 7개의 로드 트립을 소개한다.

1. 블루 리지 파크웨이 (Blue Ridge Parkway)
📍 코스: 체로키(노스캐롤라이나) → 웨인스보로(버지니아)
🛣️ 거리: 755km
⏳ 소요 시간: 2~5일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산맥인 애팔래치아 산맥을 따라 달리는 블루 리지 파크웨이는 자연과 하나 되는 경험을 선사한다. 길게 뻗은 도로 양옆으로 펼쳐지는 깊은 숲과 초록빛 능선, 길가 곳곳에 숨어 있는 폭포와 암석지대, 그리고 계절마다 변하는 색채의 향연이 이 루트를 특별하게 만든다.
🚗 놓치지 말아야 할 곳
-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 국립공원: 미국에서 가장 많이 방문하는 국립공원 중 하나
- 시넌도어 국립공원: 야생 동물과 함께하는 하이킹 천국
- 루킹 글래스 록: 거울처럼 반짝이는 암석이 인상적인 트레일
📌 여행 팁
블루 리지 파크웨이는 국립공원 관리국이 유지하는 도로로, 상업용 차량이 통행할 수 없다. 덕분에 조용하고 평화로운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지만, 제한속도가 45마일(약 72km)로 낮으니 여유롭게 운전하자.

2. 루트 66 (Route 66)
📍 코스: 시카고(일리노이) → 로스앤젤레스(캘리포니아)
🛣️ 거리: 3620km
⏳ 소요 시간: 1~2주
“미국의 어머니 도로(The Mother Road)”라는 별칭이 붙은 루트 66은 하나의 역사와 같다. 1926년 개통된 이 길은 미국을 횡단하는 최초의 고속도로 중 하나로, 과거 미국의 성장과 변화의 흔적을 그대로 담고 있다. 지금도 빈티지한 모텔, 네온사인 가득한 식당, 그리고 기괴한 기념물들이 곳곳에 남아 있어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는 기분을 선사한다.
🚗 놓치지 말아야 할 곳
- 애리조나의 그랜드 캐니언 국립공원: 작은 우회로를 거치면 지구의 시간을 느낄 수 있는 곳
- 뉴멕시코의 투컴캐리(Tucumcari): 클래식한 네온사인 모텔들이 즐비한 소도시
-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 피어: 루트 66의 상징적인 종착지
📌 여행 팁
루트 66의 일부 구간은 현재 폐쇄되었거나 우회도로로 대체된 곳도 있다. 여행 전 최신 지도와 내비게이션을 확인하자.

3. 내치즈 트레이스 파크웨이 (Natchez Trace Parkway)
📍 코스: 파스쿠오(테네시) → 내치즈(미시시피)
🛣️ 거리: 715km
⏳ 소요 시간: 2~3일
이 길은 10,000년 전, 버팔로가 먼저 길을 열었고, 원주민과 유럽 탐험가들이 그 뒤를 따랐다. 지금도 남부의 역사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창이 되어 주는 곳. 울창한 숲길을 따라 미시시피 강까지 달리는 동안, 길가 곳곳에서 과거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 놓치지 말아야 할 곳
- 로레토 철도교: 고풍스러운 철도교와 강변 풍경
- 엘비스 프레슬리 생가(테네시 투펄로): 로큰롤의 전설이 태어난 곳
- 내치즈의 유적지들: 미국 남부 특유의 고풍스러운 저택과 거리
4. 배드랜즈-블랙힐스 루프 (Badlands–Black Hills Loop)
📍 코스: 사우스다코타 배드랜즈 국립공원 → 블랙힐스 국립삼림지대
🛣️ 거리: 531km
⏳ 소요 시간: 2일
끝없는 평원과 기이한 지형이 공존하는 사우스다코타의 황야. 이 루트는 배드랜즈 국립공원의 외계적인 풍경과 블랙힐스 산맥의 울창한 숲, 그리고 미국을 대표하는 기념물인 마운트 러시모어를 이어준다.
🚗 놓치지 말아야 할 곳
- 크레이지 호스 메모리얼: 원주민 지도자를 기리는 거대한 조각상
- 윈드 케이브 국립공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동굴 중 하나
- 버팔로 국립 보호구역: 자유롭게 뛰노는 바이슨을 만날 수 있는 곳

5. 샌후안 스카이웨이 (San Juan Skyway)
📍 코스: 두랑고 → 실버턴 → 아워레이 → 텔룰라이드 → 두랑고
🛣️ 거리: 380km
⏳ 소요 시간: 1~3일
로키산맥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이 루트는 미국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풍경을 선사한다. 특히 밀리언 달러 하이웨이로 알려진 실버턴~아워레이 구간은 험준한 협곡과 만년설 덮인 봉우리 사이를 가로지르는 짜릿한 드라이브 코스다.
🚗 놓치지 말아야 할 곳
- 메사 베르데 국립공원: 아나사지 원주민의 절벽 주거지
- 텔룰라이드: 겨울엔 스키, 여름엔 하이킹과 음악 페스티벌로 유명한 휴양지

6. 리처드슨 하이웨이 (Richardson Highway)
📍 코스: 페어뱅크스 → 발데즈(알래스카)
🛣️ 거리: 586km
⏳ 소요 시간: 2~4일
알래스카의 야생과 대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도로. 빙하와 눈 덮인 봉우리, 끝없이 펼쳐진 툰드라를 배경으로 미국에서 가장 장대한 로드 트립 중 하나가 펼쳐진다.
🚗 놓치지 말아야 할 곳
- 워싱턴 빙하: 도로를 따라 거대한 빙하가 내려다보이는 명소
- 톰슨 패스: 알래스카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고개

7. 코스탈 뉴잉글랜드 (Coastal New England)
📍 코스: 뉴욕 → 포틀랜드(메인)
🛣️ 거리: 692km
⏳ 소요 시간: 3~5일
뉴잉글랜드의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이 로드 트립은 마치 고풍스러운 소설 속 한 장면 같다. 대서양을 따라 이어지는 한적한 해변과 붉은 단풍으로 물드는 숲길, 그리고 곳곳에 자리한 고즈넉한 어촌 마을이 여행자들을 맞이한다. 보스턴의 유서 깊은 거리부터 메인의 해산물까지, 이 길 위에서는 미국 동부 특유의 낭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 놓치지 말아야 할 곳
- 미스틱(코네티컷):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해양 박물관이 있는 그림 같은 항구 도시
- 보스턴: 역사와 현대적 감각이 공존하는 미국 혁명의 중심지
- 케이프 코드: 여름이면 수많은 뉴요커와 보스턴 사람들이 찾는 클래식한 휴양지
- 포틀랜드(메인): 뉴잉글랜드 최고의 미식 도시, 신선한 랍스터 롤은 필수
📌 여행 팁
- 뉴잉글랜드의 가을 단풍 시즌(9~10월)에는 숙소 예약이 빨리 마감되므로 미리 계획할 것.
- 여름철엔 해변이 붐비지만, 비교적 한적한 5~6월 또는 9월 초를 노리면 더 여유로운 여행이 가능하다.
미국의 도로 위에서는 길 자체가 하나의 목적지가 된다. 자동차에 몸을 싣고, 창밖 풍경을 마음껏 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