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Mona Hatoum. Photo © White Cube (Theo Christelis)
- 기간: 2025. 03. 06 – 2025. 04. 12
- 장소: 화이트 큐브 서울
- 주소: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45길 6
- 시간: 화~토 10:00-18:00 (일, 월 휴관)
- 문의: 02-6438-9093
모나 하툼(Mona Hatoum). 그녀의 작업은 늘 낯익은 일상을 뒤집고 새로운 감각을 깨운다. 우리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은 그녀의 손을 거쳐 위협적인 구조물로, 불편한 장치로, 때로는 경계를 가르는 도구로 변모한다. 오는 3월 6일부터 4월 12일까지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 열리는 그녀의 한국 첫 개인전은 바로 그 긴장감과 충돌의 미학을 집약한 자리다.

경계를 가르는 조형 언어
모나 하툼은 레바논 베이루트 출신의 팔레스타인 혈통을 가진 예술가다. 1975년 레바논 내전으로 인해 런던에 정착한 이후, 그녀의 작업은 이주와 불안, 경계와 통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품어왔다. 1980년대에는 신체를 탐구하는 퍼포먼스와 영상 작업으로 주목받았고, 1990년대부터는 조각과 대형 설치미술을 통해 관객의 감각을 뒤흔드는 예술 세계를 구축했다.
이번 전시는 그녀가 1999년부터 최근까지 선보인 주요 작품 20여 점을 통해 지난 20여 년간의 예술적 탐구를 조망한다. 전시의 대표작 중 하나인 <무제(휠체어 II)>(1999)는 의료적 보조 기구인 휠체어의 손잡이를 날카로운 톱날로 대체하며 보호와 위협이 공존하는 기묘한 긴장을 형상화한다.
또한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롭게 제작된 신작 <분리>(2025)는 병원의 커튼을 연상시키는 세 개의 패널 구조물이다. 하지만 이 구조는 부드러운 패브릭 대신 차가운 철조망으로 구성돼 있다. 보호와 안락함을 상징하는 오브제가 단절과 억압을 암시하는 형태로 변모하며, 익숙한 공간과 사물이 지닌 이중성을 극대화한다.

불안을 투영하는 빛과 그림자
<미스바>(Misbah, 2006-7)는 황동 조명에 새겨진 군인의 실루엣이 회전하면서 벽면에 행군하는 병사의 그림자를 만들어내는 작업이다. 평범한 빛의 움직임이 폭력과 권력의 구조를 환기시키며, 긴장과 불안을 자아낸다.
이와 함께, <정물(의약품 캐비닛) VI>(2025)에서는 다채로운 색의 유리로 제작된 수류탄이 의료용 캐비닛 속에 배열되어 있다. 치유와 보호를 위한 공간이 파괴와 폭력의 도구로 채워지면서 예상치 못한 대비가 만들어지고, 관람자는 그 모순 속에서 불편한 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세계적 미술관을 거쳐 서울로
화이트 큐브에서만 일곱 번째로 열리는 이번 개인전은 하툼의 예술적 궤적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그녀는 테이트 모던(런던), 퐁피두 센터(파리), 울렌스 현대미술센터(베이징) 등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으며, 2019년 일본의 프리미엄 임페리얼상, 2017년 히로시마 예술상, 2011년 호안 미로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25년에는 네덜란드 쿤스탈 카데, 영국 터너 컨템퍼러리, 런던 바비칸의 ‘엔카운터: 지아코메티’ 전시에도 참여할 예정이며, 시칠리아의 니볼라 미술관에서 레지던시를 갖고 10월 새로운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화이트 큐브 서울은 2022년 개관 이후 강남구 중심부에서 세계적인 작가들의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하툼의 작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자리이자, 그녀의 작업이 던지는 근본적인 질문—”우리는 과연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를 마주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자료 제공 화이트 큐브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