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간 2025. 02. 21 – 2025. 03. 31
- 장소 교보아트스페이스
- 위치 서울 종로구 종로 1 교보생명빌딩 지하 1층 교보문고
- 시간 매일 11:00 – 20:00
교보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는 전시 《Humans with AI》는 제목부터 시대의 전환점을 선명하게 지목한다. 인간과 기계가 ‘공존’이 아닌 ‘결합’의 시대로 접어든 지금, 이 전시는 AI 기술과 예술 사이에 형성되는 미묘한 관계를 감각적으로 풀어낸다.
이번 전시는 김원화 작가의 신작 두 점, <인간의 거울 2>와 <인간의 거울 3>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관객이 작품 앞에 서는 순간, AI는 그 존재를 인지하고 언어를 생성해낸다. LLM 기반의 텍스트는 이미지로, 사운드로, 그리고 ‘목소리’로 구현된다. <인간의 거울 2>는 루이스 캐럴의 앨리스를 호출하고, <인간의 거울 3>에서는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할(HAL 9000)이 등장한다. 이는 단순한 콘셉트 차용이 아니라, 인간 인식의 경계를 탐색하는 방식이자, 기계에 투영된 상상력의 아이콘이다.

대화하는 작품, 관객을 인지하는 AI 설치
“AI는 인간의 창작물을 데이터베이스로 사용해 결과물을 생성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인간 중심적인 반영이 보이기도 합니다.” 김원화 작가의 말처럼, AI는 때로 인간보다 더 ‘인간적’일 수 있다. <인간의 거울> 연작은 그 아이러니를 예술적으로 전치(轉置)한다. 예를 들어, ‘연어’라는 단어에 대해 AI가 떠올리는 이미지는 회(사시미)로 재구성된 수중 풍경이다. 이 왜곡된 재현은 무의식적으로 학습된 인간의 욕망을 되비춘다.
이 전시는 기술을 활용한 미디어 아트의 차원을 넘어서, ‘AI가 있는 인간(Humans with AI)’이라는 개념을 전면에 내세운다. 이는 2023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린 문장을 떠올리게 한다.
AI가 인간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AI가 있는 인간은 AI가 없는 인간을 대체할 것이다.


기술로 확장된 예술, 인간 중심을 되묻다
AI는 미래의 경쟁력이자 창작의 도구이자, 감각의 확장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시작은 언제나 ‘인간’이다. 인간의 질문 없이는 AI의 응답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시는 3월 31일까지 교보문고 광화문점 교보아트스페이스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시장 한켠에는 관람객이 AI 기반 툴킷을 직접 활용해 이미지를 만들어보는 참여형 코너도 마련돼 있다. 삼성전자, 인텔, 삼성디스플레이와 협업한 이 전시는 단지 기술적 성과를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라, AI와 예술이 만나는 접점에서 우리가 잊고 있던 질문—‘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는다.

자료 제공 교보문고 교보아트스페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