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보다 복잡하고, 티백보다 섬세한. 그래서 때론 번거롭다고 여겨졌던 티 만들기라는 의식.
하지만 발뮤다는 그런 일상의 번거로움을 하나의 정제된 오브제로 바꾸는 데 능하다.
이번엔 ‘MoonKettle’이라는 이름으로 물이 끓는 풍경마저 미학적으로 만드는 전기 주전자를 선보였다.
디자인은 동양의 전통 다기를 연상케 하는 실루엣. 이름 그대로, 달빛 아래에 두면 조용히 숨을 쉬는 것만 같은 존재다.
검은색과 흰색 두 가지 컬러는 정반대의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공통적으로 침착하고 세련된 질서감을 담고 있다.

온도는 디테일이다: 122°F부터 212°F까지 정밀 조절
MoonKettle은 온도 조절이 가능한 스마트 전기 포트다.
화씨 122도(섭씨 약 50도)부터 212도(100도)까지 원하는 온도를 정밀하게 설정할 수 있어, 녹차, 우롱차, 홍차, 커피, 심지어 말차까지 각각에 최적화된 물 온도를 만들 수 있다.
물줄기를 일정하게 뽑아내는 스파우트 디자인은 핸드드립에도 완벽히 대응하고, 한 손으로 여닫을 수 있는 상단 뚜껑과 1리터의 용량, 그리고 수증기 누출을 최소화한 실링 구조는 사용성을 완성하는 디테일이다.



오감으로 끓이는 물
물이 끓는 걸 어떻게 알릴까? MoonKettle은 LED 불빛과 사운드로 대답한다.
LED는 고전 화로를 연상시키는 ‘작은 불꽃’처럼 깜빡이고, 완료 알림음은 교토 풍의 피아노 선율, 일본 정원의 실로폰, 그리고 중국 야시장 풍의 현악기 사운드 중 선택할 수 있다.
‘물 끓는 알람조차 감각적인 취향의 일부’가 되는 경험이다.


검정은 집중, 흰색은 여백
MoonKettle은 블랙과 화이트 두 가지 컬러로 출시됐다.
검정은 정제된 미니멀리즘을 상징하며 커피, 티 모두에 어울리는 실용적 톤이다.
흰색은 공간에 여백과 평온함을 주며, 전통 다기의 형태를 더 뚜렷하게 보여준다.
빛에 따라 흐르는 곡선의 실루엣은, 그 자체로 ‘찻자리’의 중심이 된다.



기능보다 감성: 발뮤다의 철학
발뮤다의 창립자 Gen Terao는 제품 디자인을 두고 이렇게 말한다.
“숫자로 측정할 수 없는 ‘예술적 가치’가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든다.”
MoonKettle은 그 철학을 그대로 구현한 오브제다.
무엇보다도, ‘물 끓이는 순간’을 하나의 리추얼로 만드는 아름다운 장치다.
기능은 완벽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이 물로 무엇을 끓일 것인가’를 스스로에게 묻게 만드는 감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