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시명 이상한 물건들
- 작가 레나 쿠도, 문이삭, 문혜주, 오제성, 이은영, 최수진
- 기간 2025.06.19 – 07.26
- 장소 갤러리 에스피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44가길 30)
- 시간 화–토 10:00–18:00 (일·월 휴관)
도자기로 만들어진 낯선 오브제들이 전시장에 놓였다. 얼핏 일상적인 사물처럼 보이지만, 기능을 잃었거나 엉뚱한 변형이 가해져 있다. 전시 제목 그대로, 이건 ‘이상한 물건들’이다. 갤러리 에스피는 6인의 작가와 함께 도자를 매개로 사물에 대한 인식의 틀을 흔드는 조각적 시도를 펼친다.





사물은 사물 이상이 된다
전시 《이상한 물건들》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사물의 형상, 기능, 쓰임을 해체하고 비틀며 시작된다. 각 작가는 도자라는 전통적 매체에 조각적 실험을 더해, 오브제를 하나의 ‘감각적 사건’으로 재구성한다.
- 레나 쿠도는 미소녀 히어로물 속 질서를 해체한 ‘전사’ 조각을 통해 주체와 객체, 선과 악의 경계를 흐린다. 기능을 상실한 ‘무기’는 세계를 바라보는 또 다른 눈이 된다.
- 문이삭은 점토의 ‘쌓기’라는 조형 행위를 통해 이미지와 사물 사이의 위계를 무너뜨린다. <숨은 해골 촛대>와 <석가산> 연작은 전통, 시간, 감각이 뒤섞이는 층위의 실험이다.
- 문혜주는 일상의 사물에 유희적 동작을 더해 인식의 고정된 틀을 흔들고,
- 오제성은 제도 밖에 존재해온 비지정 문화재에서 출발해 조각의 의미와 믿음에 대한 태도를 묻는다.
- 이은영은 기억의 파편을 점토로 재구성하며, 점토의 유한성과 지속성을 병치하는 ‘장소의 제의’를 수행한다.
- 최수진은 기능을 상실한 흙의 무기와 허구의 전쟁화를 통해 ‘쓸모’라는 개념을 전복하며, 존재의 밀도에 대해 되묻는다.
이상한 사물들은 조각이라기보다 현실과 인식 사이에서 작동하는 촉각적 질문처럼 다가온다.


감각을 교란하는 조각의 언어
이 전시는 하나의 큰 명제—“사물이란 무엇인가?”—를 매체와 감각, 신체와 존재의 관점에서 다시 묻는다. 참여 작가들은 흙이라는 재료의 가능성 위에 서로 다른 언어를 얹으며, 사물과 인간, 기능과 조형 사이의 경계를 재편한다.
조각은 더 이상 단단히 완성된 조형물이 아니다.
이곳에 놓인 것들은 부드럽게 쌓여 있고, 안이 비어 있으며, 부서질 듯한 상태로 흔들린다.
그 안에 담긴 건 단순한 오브제가 아닌, 감각적 교란이자 인식의 재배열이다.
자료 제공 Gallery 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