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사회는 오래 앉아 있는 것을 미덕으로 여긴다. “공부는 엉덩이 싸움이다”라는 말에서 보듯이, 학창 시절부터 시작된 이 문화는 성인이 되어서도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디자이너 서충교는 이처럼 오래 앉아 있는 현대인의 일상을 관찰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아트퍼니처 ‘힙스툴 시리즈’를 선보였다.

일상 속에서 찾은 패턴의 미학
서충교 작가는 작업실에서 우연히 의자에 남은 땀자국과 주름진 천의 흔적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오랜 시간 앉아 있으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패턴을 보며, 이것이 현대인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동대문 시장을 방문했을 때, 반복되는 원단 패턴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비슷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은 이 원단 패턴과 다르지 않다고 느낀 것이다.
그는 이러한 일상 속 움직임을 패턴화해, 강철이라는 차가운 소재로 표현했다. 강철 표면에 각인된 패턴은 마치 실과 바느질처럼 얽히고설킨 모습이다. 하지만 멈춰 있는 이 패턴 속에서도 우리는 우리의 삶, 그리고 매일 싸우듯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단순함 속에 담긴 힘
힙스툴의 디자인은 매우 단순하다. 시각적으로 화려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 단조로운 형태가 오히려 어디에나 어울린다. 마치 우리의 일상이 그러하듯, 특별하지 않아 보이지만 그 안에는 각자의 삶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단순한 의자 하나가 현대인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늘 마주하는 의자가 예술과 만났을 때, 그 의미는 더욱 확장된다. 단순히 앉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우리의 패턴화된 일상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매개체가 되는 것이다.
힙스툴은 아트퍼니처로 분류되지만, 그 안에는 삶의 철학이 담겨 있다. 현대인의 삶을 반영한 이 작품은 강철의 무게감과 일상의 반복성,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의미를 담아낸다. 삶은 반복되는 패턴 속에서 움직이는 듯 보이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각자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