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독일, 벨기에 사이에 쏙 들어앉은 룩셈부르크는 그 작은 크기와는 달리 유럽의 정수를 담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한 대공국이자 다국어가 어우러진 비즈니스 허브, 그리고 옛날엔 요새 도시로 스페인과 프랑스 군대를 막아낸 역사적인 중심지였다. 작은 크기에 속지 말자, 룩셈부르크엔 생각보다 더 많은 매력이 숨어 있다.
언제 가는 게 좋을까?

룩셈부르크는 여름(6월~8월)에도 인파로 가득 차지 않아 쾌적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푸르른 도시가 가을(9월~11월)에 붉고 노랗게 물들면 호텔 가격도 조금 내려가니 이때를 노려보는 것도 좋다. 겨울엔 루체고 겨울축제(Winterlights)가 도시를 수놓지만 1월과 2월엔 추운 날씨와 짧은 운영 시간에 대비해야 한다.
얼마나 머물러야 할까?
룩셈부르크 시내는 주말에 둘러보기 좋은 곳이다. 하지만 시간이 더 있다면 나라 전체가 작아 이동이 편하니 조금 더 여유롭게 즐겨보자. 4일 정도면 모젤(Moselle) 와인 산지와 2022년 유럽 문화 수도였던 에슈(Esch)의 독특한 박물관까지 둘러볼 수 있다. 일주일이 있다면 북쪽 뮐러탈(Mullerthal)의 빽빽한 숲과 구불구불한 언덕을 트레킹하며 진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교통은 편리할까?

룩셈부르크 공항은 수도에서 동쪽으로 약 5km 정도 떨어져 있어 버스나 택시로 금방 이동할 수 있다. 도시가 작아 걸어서 충분히 다닐 수 있으며, 깜짝 놀랄 소식 하나! 2020년 2월부터 룩셈부르크의 모든 대중교통(버스, 트램, 기차)이 무료다. 마음껏 활용하자.
놓치지 말아야 할 명소는?
아름다운 발코니’로 불리는 쉐미 드 라 코르니슈(Chemin de la Corniche)와 장엄한 폰트 아돌프(Pont Adolphe) 다리에서 도시의 전경을 감상해보자.
도심에 있는 룩셈부르크 시립 역사박물관에서는 도시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리고 보크 카세마츠(Bock Casemates)로 가면 복잡한 지하 터널과 견고한 요새를 직접 탐험할 수 있다. 이곳이 ‘북쪽의 지브롤터’라고 불린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저녁엔 12세기 양조장이었던 리브 드 클라우젠(Rives de Clausen) 지역으로 향하자. 지금은 활기 넘치는 바와 레스토랑이 즐비한 핫플레이스로 변신했다.
숨은 보석 같은 장소

룩셈부르크의 과거 부를 이루었던 철강 산업의 흔적은 남서부 도시 에슈의 벨발(Belval)에 남아 있다. 거대한 철제 골조 위로 올라가면 탁 트인 파노라마 뷰가 펼쳐지는데, 날씨가 좋으면 멀리 프랑스까지도 보인다.
미넷 파크 폰드 드 그라스(Minett Park Fond-de-Gras)에서는 옛 광산 철도가 아름다운 산책로로 변신했다. 옛 기차역과 창고도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다.
수도 남동쪽의 목가적인 모젤 계곡은 20km 거리로 당일치기 여행에 딱이다. 포도밭이 펼쳐진 이곳에서 현지산 리슬링, 게뷔르츠트라미너, 샤르도네를 시음하며 여유로운 오후를 즐겨보자.

시간 여유가 있다면 기차를 타고 북쪽 뮐러탈로 떠나자. 이곳은 ‘룩셈부르크의 작은 스위스’라고 불린다. 112km 길이의 뮐러탈 트레일은 여름철 하이킹에 제격이며, 희귀한 사암 암석, 고대 양치식물 숲, 그리고 쉬르(Sûre) 강을 내려다보는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엑테르나흐(Echternach)에서는 윌리브로드 성인을 기리는 독특한 ‘뛰는 행렬’ 축제까지 경험할 수 있다. 하얀 셔츠와 검은 바지를 입은 사람들이 토끼처럼 폴카 멜로디에 맞춰 거리 곳곳을 뛰어다니는 모습은 잊지 못할 광경이다.
룩셈부르크 여행 예산은?

룩셈부르크는 GDP 기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지만, 생각보다 여행 경비가 비싸진 않다. 대중교통이 무료라는 점은 방문객에게 큰 혜택이니, 그만큼 호텔 업그레이드나 근사한 식사에 투자해보자.
- 호스텔 1박: €35
- 2인 호텔룸: €112
- 대중교통: 무료!
- 커피: €3.50
- 샌드위치: €5
- 2인 저녁식사: €50–70
- 맥주 한 잔: €6
유럽의 심장부에서 소박함과 호화로움을 동시에 누리고 싶다면 룩셈부르크가 그 해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