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아 작가, 그녀의 예술 세계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대화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대화를 통해 형성되는 관계의 다양한 면모를 유화와 판화로 표현하는 그녀의 작품은, 말 그대로 유연함과 단단함을 동시에 담아낸다.
대화에서 침묵의 의미가 각기 다르게 해석되는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박성아는 대화의 요소들이 관계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속성을 유화의 물질과 투과되는 판화로 표현한다. 특히, 대화 속에서 상반된 단어와 의미가 공존하는 지점, 유연한 것이 단단하게, 단단한 것이 유연하게 변하는 순간들을 작품에 담는다.
언어를 내밀고 받아들이는 순환구조가 공기처럼 모아지고 흩어져 전체를 포용한 감각으로 와닿으며 ‘대화’에 대한 관심이 시작됐습니다.


작가의 작업은 언어가 가진 힘에 주목한다. 목소리의 억양, 말투, 눈빛, 몸짓 등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 전달되는 대화는 감각을 자극한다. 박성아는 이러한 대화의 요소들을 유화와 판화로 표현하여, 관람자들에게 감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그녀는 유화의 얇은 물성이 쌓여 견고해지는 무게감을 캔버스에 표현하고, 볼록판화 기법을 통해 유연한 천 위에 잉크의 묵직함을 투과시킨다. 이 과정에서 대화의 순환 구조가 공기처럼 모아지고 흩어지며, 감각적으로 와닿는다.



작품 속 관계에는 시간성이 담겨 있다. 과거와 현재의 기억을 자연스럽게 끄집어내는 대화에서, 박성아는 주체와 상대가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고 현재를 채우는지를 표현한다. 이는 기억과 현재가 같은 방향으로 흐름을 의미하며, 대화에서 축적된 관계의 깊이를 보여준다.
캔버스에는 유화의 물성이 쌓여 감각적으로 견고해지는 무게감을 담고, 판화 작업에서는 투명한 천 위에 잉크의 묵직함을 투과시켜 두 개의 화면이 동시에 표면적으로 드러난다. 이는 유연함과 단단함이 공존하는 대화의 요소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박성아의 작업은 언어가 생각을 이어주고, 그 생각이 다시 태도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상대의 차이를 그대로 두며 기다리는 유연한 자세가 작품 속에 녹아 있다. 그녀의 예술 세계는 기억과 대화, 관계의 흐름을 통해 관람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박성아 작가의 작품을 통해 우리는 일상의 대화를 예술로 승화시키는 과정과, 그 속에서 발견되는 인간 관계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그녀의 예술은 우리에게 잊고 지냈던 대화의 중요성과 관계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