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어도 안 넘어지는 유쾌한 램프

사진: Bottega Veneta x Flos (Original: Gino Sarfatti)

램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대개 무게감 있고 차분한 분위기의 조명이다. 공간을 밝혀주고, 존재 자체로 공간의 격을 높이는 역할을 맡고 있으니 당연한 이미지랄까. 하지만 꼭 그렇지 않아도 된다. 램프도 재미있고 유쾌할 수 있다. 물론 기능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

보테가 베네타와 플로스가 함께 재해석한 모델 600 램프는 이 지점에서 빛을 발한다. 단순히 보기 좋은 조명 기구를 넘어, 일상 속 작은 놀이감 같은 존재로 다가온다. 구슬 같은 가죽 베이스와 메탈 소재의 직선적인 몸체가 묘한 대비를 이루며 우아하면서도 장난스러운 매력을 동시에 뽐낸다. 세련미와 귀여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불멸의 베이스, 불변의 매력

오리지널 모델 600은 1960년대 말, 디자이너 지노 사르파티의 손에서 탄생했다. 가죽으로 감싼 둥근 베이스 안에는 납알이 들어 있어 무게를 잡아주는 동시에 약간의 탄성을 준다. 덕분에 베이스가 살짝 기울어져도 결코 넘어지지 않는다. 일종의 조명계의 ‘롤리팝’이랄까. 고급스러우면서도 유머러스한 디자인이 당대에도 큰 주목을 받았다.

새롭게 태어난 모델 600은 이런 특징을 그대로 이어받으면서도 세부 디자인에 변화를 줬다. 베이스는 가죽을 교차로 엮어 마치 바구니 같은 느낌을 준다. 단순한 곡면에 텍스처를 더해 한층 고급스럽고 입체적인 인상을 만들어냈다.

바닥이든 책상이든, 스타일리시하게

이 램프는 눈으로만 즐길 뿐만 아니라 기능적으로도 훌륭하다. 테이블 램프로 쓸 수 있는 컴팩트한 사이즈부터 플로어 램프로 활용 가능한 큰 사이즈까지, 두 가지 옵션을 제공한다. 빛의 방향 역시 조절 가능하다. 곡선형 리플렉터는 직선적인 원작의 쐐기 모양과 다르게 더 부드러운 인상을 준다. 빛의 흐름을 부드럽게 조절하며, 디자인과 기능의 균형을 맞춘 결정적 디테일이다.

색상 옵션도 다양하다. 총 다섯 가지 컬러로 어떤 인테리어 스타일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클래식하면서도 현대적인, 그리고 어딘가 장난스러운 매력을 품은 이 램프는 오래된 디자인이 얼마나 유행을 초월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훌륭한 예다.

조명 이상의 존재감

결국 이 램프는 단순한 조명 기구를 넘어, 공간에 이야기를 더하는 오브제다. 균형을 잃지 않고 기울어지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경쾌함, 가죽과 금속이 어우러진 질감에서 오는 고급스러움, 그리고 어디든 잘 어울리는 유연함. 디자이너의 위트와 창의성이 빚어낸 이 램프는 공간을 밝히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한다. 결국 디자인의 본질은 오래된 것을 새롭게, 익숙한 것을 특별하게 만드는 데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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