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창이 공항의 터미널 2가 자연과 하나 되는 특별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BOIFFILS 건축이 설계한 이번 리뉴얼 프로젝트는 ‘가든 시티’의 정신을 반영해 공항 디자인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총 12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이 프로젝트는 5년에 걸쳐 완성되었으며, 승객의 편안함과 미적 만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설계되었다.
1984년 설립된 BOIFFILS 건축은 오랫동안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창립자 자클린과 앙리 보아필의 아들, 바실 보아필이 이끄는 가족 운영 회사가 아시아 전역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완성된 작품이다. 기존 터미널은 기능에 중점을 두었지만, 새롭게 태어난 터미널 2는 감각적인 경험을 제공해 여행객들에게 평온함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번 리뉴얼의 하이라이트는 ‘원더폴’이라 불리는 14미터 높이의 디지털 폭포다. 멀티미디어 스튜디오 Moment Factory와 협력해 만든 이 설치물은 자연 요소와 디지털 아트를 결합해 출국장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중심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 외에도 LED 천장이 실시간 날씨를 재현해 주는 남쪽 정원, 30분마다 비가 내리는 듯한 착시 효과를 제공하는 스카이라이트 등 다양한 요소가 공항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터미널의 세 층은 도착, 출발, 그리고 음식과 음료를 즐길 수 있는 메자닌 층으로 구성된다. 전통적인 공항 디자인에서 벗어나, 풍부한 식물과 물의 요소를 활용해 건축과 자연의 경계를 허물며 여행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 특히, 공항 체크인 과정은 럭셔리 호텔을 연상시키는 개인화된 서비스와 함께 제공되며, 자동화된 키오스크와 수하물 벨트를 효율적으로 배치해 승객들이 더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싱가포르의 그린 마크 인증제도에서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을 획득하며, 환경 지속 가능성을 실현했다. 장인들이 제작한 맞춤형 디자인 요소를 통해 더욱 인간 중심적인 접근을 보여주며, 세계 각지에서 공수된 스페인산 바닥재, 이탈리아 조명, 프랑스 석고, 체코 샹들리에 등이 터미널을 특별하게 만든다.
팬데믹 기간 중단되었던 프로젝트는 오히려 일정보다 앞서 완료되었으며, 2022년부터 단계적으로 개장해 2023년 11월 1일에 공식적으로 공개되었다. 창이 공항 그룹과 BOIFFILS 건축의 협력으로 완성된 이번 터미널 2는 공항 디자인의 새로운 지평을 열며, 여행자들에게 편안하고 매혹적인 공간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