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고 쿠마가 설계한 ‘부산롯데타워’, 현재 건설 중

파도가 밀려와 도심의 스카이라인에 부딪힌다. 그리고 그 순간의 리듬이 건축으로 굳어진다. 일본 건축가 켄고 쿠마(Kengo Kuma)가 설계한 부산롯데타워는 부산이라는 도시의 해양적 에너지를 수직으로 끌어올린 건축물이다.

옛 부산시청 터 위에 세워지고 있는 이 건물은 총 높이 345m, 완공 시 부산 2위, 한국 3위의 초고층 타워가 될 예정이다. 2023년 착공해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롯데건설이 시공하고 Arup과 CNP가 구조 설계를 맡았다.

유리 위에 그린 파도

쿠마는 부산항을 드나드는 배의 항적(航跡)에서 영감을 받았다. 유리 파사드는 파도처럼 곡선을 이루며 건물을 감싸고, 빛의 농도는 시시각각 달라진다. 투명과 반투명의 리듬이 부산의 하늘을 따라 움직인다. 밤이 되면 내부 조명이 파도선을 따라 은은하게 번져, 건물 전체가 ‘빛의 흐름’처럼 보인다. 마치 도시 한가운데서 파도가 위로 솟는 듯한 착각을 만든다.

도시와 바다가 맞닿는 건축

쿠마의 철학은 단순하다.
“건축은 자연과 싸우지 않는다. 그저 어우러질 뿐이다.”

그는 유민미술관, 도쿄올림픽 주경기장 등에서도 항상 ‘장소와의 관계’를 우선했다. 부산롯데타워 역시 도시의 흐름에 맞춰 유연하게 서 있다. 유리와 강철로 만들어졌지만, 그 표면엔 바람과 물의 결이 스며 있다.

롯데와 쿠마, 계속되는 인연

롯데와 켄고 쿠마의 인연은 꽤 오래됐다. 2012년 제주 롯데리조트 아트빌라스의 한 동을 함께 만든 데서 시작해, 잠실 에비뉴엘의 설치 프로젝트, 그리고 이번 부산롯데타워까지 이어진다. 설치 과정의 작은 해프닝에도 협업은 멈추지 않았다. 롯데는 쿠마의 건축 안에서 자연스러움과 고급스러움이 공존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파도의 리듬을 닮은 도시의 얼굴

부산롯데타워는 그 자체로 부산의 정체성을 재해석하는 상징이 될 예정이다. 바다와 산, 사람과 도시의 흐름을
건축의 언어로 쌓아올린 결과물. 타워가 완성되는 순간, 부산의 하늘은 더 이상 단조로운 수직선이 아니라 ‘움직이는 수평선’이 되지 않을까.

📍 부산롯데타워
주소: 부산광역시 중구 중앙대로 2


자료 제공 Kengo Kuma and Associ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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