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축 스튜디오 MAD가 일본 무로노 마을에서 열린 에치고-츠마리 아트 트리엔날레에서 선보인 ‘에페머럴 버블(Ephemeral Bubble)’을 선보였다. 100년 된 목조 가옥에서 마치 꿈을 꾸며 거품을 불어내는 듯한 이 설치물은, 고즈넉한 무로노 마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는다. PVC 막으로 만들어진 이 거품은 전통적인 일본의 목조 가옥인 ‘차이나 하우스 화위안’이라는 중국 문화 전시 공간과 연결되어, 일본 시골과 현대적 감각이 대화하는 듯한 공간을 제공한다.
MAD는 이 거대한 거품을 통해 “고대와 현대의 경계를 흐리며 새로운 대화를 열어준다”고 설명했다. 부드럽고 투명한 공기의 흐름을 닮은 이 공간은 퍼포먼스나 의식을 위한 임시 무대 역할을 하며,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생물형’ 디자인으로 완성되었다. 이 설치물은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을 넘어 영적 탐구를 위한 공간으로도 기능한다.
특히, 저녁이 되면 이 거품은 내부에서 빛을 발하며 거대한 등불처럼 변신한다. 외부 세계는 흐릿하게 보이지만 그 안의 빛과 그림자는 마치 꿈속 같은 느낌을 준다. 마치 집 자체가 자아를 불어넣어 거품을 만들어낸 듯한 이 독특한 디자인은 고대와 현대, 현실과 가상을 한데 섞어놓았다.
AD의 설립자인 마 옌숭은 이렇게 표현한다. “우리의 100년 된 집이 잠들며 거품을 부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그는 이 작업이 단순한 설치물을 넘어 오래된 건물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거품은 단순히 유희적 공간을 넘어서, 감성적이고 영적인 탐험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으로서의 의미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