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사람답게 만드는 실험실, 2025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2025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오는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도심 전역을 무대로 펼쳐진다. 올해 5회를 맞이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건축·도시 비엔날레는 런던 출신의 세계적 디자이너 토마스 헤더윅(Thomas Heatherwick)을 총감독 겸 큐레이터로 내세우며, 전례 없는 방향 전환을 선언했다. 슬로건은 단순하고 명확하다: “도시는 더 인간적이어야 한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건축은 어떻게 가능할까?”

헤더윅은 그간 여러 강연과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가 점점 더 지루해지고 있다”며, 인간의 감정을 배제한 무표정한 건축물들에 경고를 날려왔다. 그가 서울비엔날레에서 제안하는 것은 그 반대편에 선 건축, 즉 사람의 감각과 감정, 기억을 고려한 *”사람 중심의 도시”*다. 그는 묻는다.

“건물은 우리에게 어떤 감정을 주는가? 그리고 우리는 그 건물을 통해 서로 어떻게 더 연결될 수 있는가?”

이번 비엔날레는 바로 이 두 가지 질문을 중심에 둔다. 그리고 해답은 전문가만이 아닌 ‘시민과 함께’ 찾기로 했다.

도시를 바꾸는 10개의 시민 프로젝트

비엔날레는 사전 공개 공모를 통해 선정된 10개의 시민 참여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참여자는 건축가, 조각가, 도시계획가, 커뮤니티 리더, 금속·텍스타일 디자이너 등 다양한 배경을 지닌 이들로, 이들은 서울의 여러 지역 주민들과 협업해 각자의 장소성에 맞는 도시적 실험을 펼친다.

이러한 협업 프로젝트들은 대형 설치, 커뮤니티 디자인, 예술적 개입 등 다양한 형태로 펼쳐지며, 각기 다른 삶의 방식과 도시 환경 속에서 사람들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를 감각적으로 드러낸다.

전시 구조와 대표 프로젝트

서울비엔날레는 총 5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 교육 프로그램(Education)
  • 주제 전시(Thematic Exhibition)
  • 도시 전시(Cities Exhibition)
  • 현장 프로젝트(On-site Project)
  • 글로벌 스튜디오(Global Studios)
© Heatherwick Studio

이 중 가장 주목할만한 공간은 송현녹지광장에 설치될, 전통 조각보에서 영감을 받은 90m 길이의 거대한 공공 설치물이다. 16m 높이로 제작되는 이 구조물은 각 지역 커뮤니티와 창작자들의 경험과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봉합한 하나의 ‘도시적 퀼트’로 기능한다.

헤더윅은 이 거대한 조형물이 “도시가 하나의 유기적 이야기로 엮일 수 있다”는 상징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시의 언어를 바꾸는 디자인

이번 비엔날레는 건축을 단순한 ‘건물’이 아닌, 일상의 감정과 연결되는 구조물로 새롭게 보게 만든다. 서울시 오세훈 시장은 이렇게 밝혔다.

“이번 서울비엔날레에서 보게 될 것은 서울 시민들의 진짜 목소리입니다.”

도시는 더 이상 전문가들만의 놀이터가 아니다. 이 비엔날레는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거리, 벽, 창, 공원, 광장이 어떤 감정을 주고, 어떻게 기억에 남는 공간이 될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 Heatherwick Studio

비엔날레가 끝난 뒤에도 남는 것

토마스 헤더윅은 현재 한강의 노들섬을 문화공원으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그는 서울이라는 도시가 “기술과 자연, 문화와 사람이 조화롭게 연결된 살아있는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번 서울비엔날레는 그 가능성을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시민 참여형 도시 실험의 장으로 구체화한다.
무표정한 도시를 넘어서, 기억에 남는 도시, 사람을 감동시키는 도시, 말을 거는 건축을 상상하게 만드는 서울비엔날레. 올해 가을, 서울의 거리는 단순한 ‘공간’이 아닌 감정의 풍경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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