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탕 서울에서 독일 베를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 그레고어 힐데브란트의 개인전 《스쳐가는 두루미》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2016년 이후 8년 만에 마련된 그의 두 번째 서울 개인전으로, 카세트 테이프와 바이닐(LP판) 같은 아날로그 매체를 활용한 대표작과 최근작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힐데브란트는 음악, 문학, 영화 등의 문화적 레퍼런스를 통해 우리의 기억과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그레고어는 매일 아침, 집 침실 천장에 그려진 두루미를 보며 하루를 시작한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1957년 러시아 영화 <학은 날아간다>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의 작품들은 음악적 요소와 아날로그 매체를 통해, 개인적 기억과 감정의 공감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전시에서는 다채로운 색상의 바이닐 기둥 조각과 카세트 테이프를 이용한 작품들이 소개된다. 현대 조각의 위대한 고전인 콘스탄틴 브랑쿠시의 <끝없는 기둥>에 경의를 표하며, 바이닐의 색상은 사적인 모티프를 차용해 독특한 매력을 더한다. 힐데브란트는 음악적 재능을 가진 이들을 후원하고, 직접 만든 레이블을 통해 바이닐 앨범을 제작해 발매하기도 한다.
힐데브란트의 작품은 아날로그 필름 사진처럼 포지티브와 네거티브의 상호작용을 통해 기억의 잔상을 형성한다. 그의 그림과 조각은 우리에게 과거와 기억의 아름다움을 포착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Gregor Hildebrandt, Umatmen erwünschte Lüfte dir die beruhigte Flut (Breathe in the Desired Air on the Calm Tide), 2024, Inlays in plastic cases, wooden case, 213 × 197.5 × 9 cm. Photo: Roman März.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Gregor Hildebrandt, Rhein, 2024, Compression-molded records, acrylic, metal bar, marble plinth, 218 × 31 × 31 cm. Photo: Roman März.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Gregor Hildebrandt, Donna, 2024, Ink jet print, plastic cases, inlays in wooden case, 159.5 × 111.5 × 9 cm. Photo: Roman März.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Gregor Hildebrandt, Kehren die Kraniche wieder zu dir (Do the Cranes Return to YouAgain), 2024, Audio cassette tape, acrylic on canvas, 147 × 117 cm. Photo: Roman März.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