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2025. 04. 11 – 2025. 05. 17
- 장소 오에이오에이 갤러리
- 위치 서울 강남구 삼성로63길 32-11, 1층
- 시간 수~토 11:00–18:00 (일·월·화요일 및 공휴일 휴관)
- 문의 02-6207-3211 / www.oaoagallery.com / @oaoa_gallery
도구가 역할을 다한 뒤에도 남는 것.
안주은은 그 ‘잔여’에 집중한다.
2025년 4월 11일부터 5월 17일까지 오에이오에이 갤러리에서 열리는 첫 개인전 《남을 것 What Remains》은 작가가 신작 회화 21점으로 풀어낸 ‘살아 있으려는 감각의 잔재’다.
작물이 뻗어나가도록 도와주는 지지대, 여름 한철을 견디기 위한 그늘막, 길거리를 오가는 리어카. 기능은 사라졌지만, 그 구조 안에는 여전히 삶의 의지와 염원이 붙어 있다. 안주은은 이 낡고 버려진 것들에서 ‘인간다움’을 본다. 손으로 만든 구조물, 몸으로 세운 형상, 시간을 견뎌낸 재료.
작가는 이를 단순히 재현하지 않는다. 바람이 불고, 햇살이 뜨거운 허구의 풍경을 배경에 설정하고, 대상의 형상을 흐트러뜨리고 다시 세운다. 수성 유화의 얇고 투명한 질감은 임시적인 존재들의 연약함을 닮았고, 유기적으로 흐르는 붓질은 구조물들이 놓였던 공간을 낯설게 만든다.
이 회화들은 사물의 형태가 아니라, 그 속에 잠든 시간과 감각을 붙잡으려는 시도다.
비물질화된 세계로 빠르게 기울고 있는 오늘, 안주은의 작업은 여전히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관계 맺고, 연결되려는 감각을 복기하게 만든다. 작가는 구조물 안에 고인 세월의 공기, 사람의 체온, 기억의 밀도를 포착해 회화적 언어로 전환한다.
전시 제목 ‘남을 것’은 결국 이 질문으로 향한다.
무엇이 남아 우리를 다음으로 이어가게 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남기게 될 것인가.
자료 제공 oao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