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주 개인전 《마지막, 봄》

  • 기간 2025. 03. 25– 2025. 04. 05
  • 장소 갤러리 컬러비트
  • 위치 서울 서초구 동광로15길 3, 201호
  • 시간 화-토 11:00-18:00

서울 서초구 갤러리 컬러비트에서 3월 25일부터 4월 5일까지 이진주의 개인전 《마지막, 봄》이 열린다. 기후 변화가 불러온 변화 속에서 예술은 무엇을 기록할 수 있을까? 이번 전시는 그 질문에 대한 작가의 응답이다.

기후 변화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30년 전부터 경고되었던 지구 온난화, 오존층 파괴, 해수면 상승과 같은 문제들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하지만 그 심각성은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이진주는 이번 전시를 통해 빠르게 사라져가는 계절과 환경을 예술로 남기고자 한다. 지금 우리가 즐기는 봄이, 어쩌면 마지막 봄일지도 모른다는 메시지를 담아.

개화#1, 30x30cm, 캔버스에 유화, 2025

강렬한 형광색과 기후 변화의 현실

그녀의 작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요소는 강렬한 형광색이다. 위성 온도 지도에서 착안한 색감은 인위적일 만큼 과장되지만, 그 과장이 오히려 현실을 더 극명하게 보여준다. 녹아내리는 빙하, 사막화된 들판, 남극에 등장한 꿀벌처럼 이질적이고 아이러니한 장면들은 관객들에게 기후 변화의 불안한 현실을 강하게 각인시킨다.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왜곡된 모습을 담아낸 것이다.

이진주는 2012년부터 채식을 실천하며 동물 복지와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 공장식 가축 사육, 동물원의 감금된 생명들, 무분별한 소비가 만들어낸 자본주의의 이면을 작업 속에서 끊임없이 탐구해왔다. 이번 전시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2022년 《Tipping Point》에서 처음으로 기후 변화의 전환점을 이야기한 이후, 이번 전시에서는 더욱 심화된 시각과 서사를 담아냈다. 자연을 기록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은 회화뿐만 아니라 판화, 설치, 퍼포먼스로도 확장되었고, 그의 작업은 점점 더 날카로운 메시지를 품게 되었다.

밀턴, 110x140cm, 캔버스에 유화, 2025

환경 문제와 자본주의 비판의 연장선

과거의 전시에서 보여주었던 자본주의 비판적 시선 역시 여전히 살아 있다. 2020년 개인전 《점포정리》에서는 전시장을 마치 백화점처럼 연출하며, 예술 작품조차도 소비 시스템 안에서 빠르게 유통되는 현실을 풍자했다. 2017년부터 이어진 《북경쾌찬》 시리즈에서는 공장식 도축 산업을 과장된 이미지로 드러내며 관객이 직접 의미를 해석하도록 유도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보다 서정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하지만, 그 메시지는 더욱 직접적이고 현실적이다.

작가는 기후 변화가 더 이상 예측의 영역이 아니라 이미 우리 곁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임을 강조한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단순한 미적 체험이 아니라, 관객이 스스로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한 폭의 그림 앞에서 멈춰 서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이 사라져가고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변화를 만들어가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예술은 언제나 시대를 기록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진주의 《마지막, 봄》은 자연 풍경의 재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예술이라는 매개를 통해 기록하는 작업이다. 이 전시를 마주하는 순간, 관객은 더 이상 수동적인 감상자가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지켜보는 증인이자, 변화를 위한 작은 움직임을 시작할 수 있는 주체가 된다.

봄은 매년 다시 오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봄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 장담할 수 있을까. 이 전시는 그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답은, 이 전시를 마주하는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


자료 제공 이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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