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간: 2024. 09. 20 – 2024. 10. 19
- 장소: nook gallery
- 시간: 화 – 토 11:00 – 18:00 (일, 월 휴관)
- 문의: 02-732-7241
누크갤러리에서 열리는 ‘회화의 이름: 초상-카이랄‘ 전시는 두 작가, 서용선과 옥승철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표현한 인간의 내면을 탐구한다. 전시 주제인 ‘카이랄(Chiral)’은 거울 속 좌우대칭처럼 서로 닮았지만 결코 겹쳐질 수 없는 두 존재의 관계를 상징한다. 서용선과 옥승철이 바라보는 ‘초상’ 역시 이런 이중적 관계를 통해 새로운 의미를 전달한다.

서용선은 현실 속에서 만난 실존 인물들의 감정과 역사를 화폭에 담아내며, 그 인물들이 겪어온 삶의 흔적을 깊이 있게 포착한다. 그의 초상화는 단순한 재현을 넘어서 인물의 심리와 내면의 갈등을 드러내고, 그 안에서 인간 존재의 복잡성을 탐구한다. 특히 그의 자화상은 자신의 내면과 끊임없이 대면하며, 스스로를 재정의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서용선은 단순한 외형적 유사성에 그치지 않고, 인물의 내면을 표현하려는 시도로 관객에게도 자기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반면 옥승철은 가상의 인물을 창조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형상으로 인간성을 탐구한다. 디지털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미지의 재조합과 복제를 통해 ‘원본’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는 그의 작업은, 비현실적인 존재를 통해 오히려 보편적 인간의 모습을 그려낸다. 감정이 모호한 표정과 비현실적인 색감은 관객이 각자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며, 디지털 시대의 복잡한 인간 관계를 암시한다.

서용선이 실존하는 인물을 통해 인물의 내면을 탐구한다면, 옥승철은 가상의 인물로 인간성을 재해석한다. 이 두 세계는 서로 마주 보며 반사되는 관계지만, 결코 겹쳐질 수 없는 차이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는 ‘카이랄’이라는 주제가 상징하는 것처럼, 겉으로는 닮았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두 예술가의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이 전시는 우리 스스로를 마주하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며, 초상이 그려내는 인간의 내면이 얼마나 다층적인지를 탐구한다. 그 안에서 진정한 자아를 찾기란 쉽지 않음을 깨닫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