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선의 연금술적 미학 《Alchemical Rhetoric》

  • 기간: 2024. 09. 27 – 2024. 10. 23
  • 장소: 델픽 안국
  • 주소: 서울 종로구 계동길 84-3 2F, 3F
  • 시간: 11:00 ~ 20:00 (매일)
  • 문의: @delphic_official

서울 종로구 계동길의 문화공간 델픽에서 김지선 작가의 개인전 《Alchemical Rhetoric》이 열리고 있다. 버려진 소재들을 활용해 새로운 예술적 가치를 만드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비닐을 주 재료로 삼아 완성한 인스톨레이션 작업, ‘폴리 시리즈’를 선보인다. 이를 통해 쓰임을 다한 비닐의 재탄생을 보여준다.

사진: 이정우 | 제공: 시스터후드

대량생산과 폐기물, 그리고 예술적 재해석

우리 사회는 고도의 기술 발달과 소비주의로 끝없는 생산과 소비를 반복한다. 그 결과 버려지는 쓰레기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김지선은 그 버려진 것들에 주목한다. 비닐, 그물망, 심지어 식재료까지 다양한 재료를 작품으로 재탄생시키며 삶의 지속과 함께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폐기물을 예술로 승화한다.

비닐, 작품이 되다

김지선의 ‘폴리 시리즈’는 버려진 비닐을 모아 열 가공해 패브릭으로 만들고, 패턴과 재단, 2차 열처리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은 빛을 통과시키며 독특한 질감과 색채를 드러낸다. 기계적인 대량생산과는 달리 수작업의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이 작업들은, 표준화된 틀에서 벗어나 규격화할 수 없는 비정형의 상태를 그려낸다. 쓰임을 잃은 대상이 그녀의 손길을 거쳐 독특한 색감과 질감을 지닌 예술로 거듭난다.

사진: 이정우 | 제공: 시스터후드

김지선의 작업은 비닐이라는 재료가 지닌 속된 물질성을 탈피한다. 연금술사가 철을 금으로 바꾸듯, 김지선은 버려진 재료에 예술적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차가운 기계의 표면 아래서도 따스한 휴머니티를 느끼게 한다. 시뮬라크르를 오리지널리티로 치환하며 본래의 의미를 와해시키는 김지선의 작품은, 벤야민이 말한 예술의 “계속된 삶”을 이어간다. 이 영원성은 정체된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새로워지고 나아가기를 추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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