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크 퀸이 만든 거대한 꽃 조각들이 런던의 왕립 식물원인 큐 가든에 등장했다. 이번 전시 “Light into Life”는 자연과 인공, 생명과 비생명의 경계를 탐구하는 그의 새로운 실험을 보여준다. 퀸은 실리콘, 크롬, 청동으로 만든 작품들을 통해 꽃이 가진 섬세함을 재현하면서도, 영구적이라는 역설을 던진다.
퀸의 대표적인 작품들인 Burning Desire와 Held by Desire는 인간의 생물학적 구조와 감정을 꽃을 통해 표현한다. 붉은 오키드 꽃잎은 욕망을, 세심하게 다듬어진 분재는 자유의 경계를 상징한다. 인간의 감정과 꽃의 생명력이 얽힌 이 대규모 조각들은 자연 속에서 반사 효과를 통해 관람자에게 자신을 돌아보게 하며, 시각적 경계를 흐린다.
특히 퀸은 계절과 날씨, 곤충 같은 요소들이 필수적인 꽃의 세계에서 이들에 얽매이지 않는 ‘영원한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꽃의 생명을 금속으로 멈춰버리거나, 실리콘 기름에 꽃다발을 담가 그 색채와 생동감을 영구히 보존한다. 그의 작품은 사라짐을 전제로 하는 자연의 꽃을, 변치 않는 아름다움으로 탈바꿈시킨다.
이번 전시는 9월 29일까지 이어진다. 큐 가든의 거대한 온실 속에서 이 조각들은, 마치 영원히 피어난 꽃들처럼 서 있다.








꽃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건 찰나의 아름다움이지만, 퀸은 그 순간을 영원으로 바꾸는 방법을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