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에 온 이집트 이야기꾼 《와엘 샤키》

  • 기간: 2024. 09. 10 – 2025. 02. 23
  • 장소: 구미술관
  • 주소: 대구광역시 수성구 미술관로 40
  • 시간: 화-일 10:00 – 18:00 (1/1, 월 휴관)
  • 티켓: 1,000원
  • 문의: 053-430-7500

대구미술관에서 열리는 와엘 샤키의 개인전은 해외교류전을 넘어, 과거와 현재, 동서양의 문화적 신화를 새롭게 조망하는 기회다. 이집트 출신의 샤키는 영화, 퍼포먼스, 조각, 설치 등 다매체를 결합해 하나의 총체적 예술 세계를 구축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 <러브 스토리>를 비롯해 그의 대표작 <알 아라바 알 마드푸나 I>, <나는 새로운 신전의 찬가> 등 70여 점이 관객을 맞이한다. 샤키의 작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진실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허구와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순간을 포착해낸다. 그의 예술은 현실과 환상이 얽힌 신화적 이야기 속에서 관객이 능동적으로 해석할 여지를 남긴다.

한국의 구전설화와 이집트 신화의 만남: <러브 스토리>와 <알 아라바 알 마드푸나 I>

러브 스토리(Love Story), 2024, 4채널 비디오 설치, 컬러, 사운드 10분 9초, 8분 4초, 8분 41초, 7분 44초
Commissioned by Daegu Art Museum, courtesy of the artist and Barakat Contemporary

이번 전시의 백미는 단연 신작 <러브 스토리>다. 샤키는 한국의 구전설화 ‘누에 공주’, ‘금도끼, 은도끼’, ‘토끼의 재판’을 판소리와 전통 사자춤으로 재해석해 물질 세계와 비물질 세계의 상반된 구조를 탐구한다. 이는 사랑이라는 추상적 개념이 물질적으로 구현되는 과정을 담아낸다. 관객은 전통과 현대가 뒤섞인 시청각적 경험을 통해 현실과 환상이 조화를 이루는 세계를 체험하게 된다. 한편, <알 아라바 알 마드푸나 I>는 작가가 상이집트의 마을을 방문한 경험에서 비롯된 작품으로, 이집트 신화와 현대 사회를 결합한 흑백 영상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샤키는 나일강의 흐름과 사람들의 일상 속에 담긴 신화적 요소를 유머와 풍자로 풀어내며, 관람객에게 고대와 현대가 만나는 장소로 인도한다.

폼페이의 역사와 신화를 새롭게 엮어낸 <나는 새로운 신전의 찬가>

나는 새로운 신전의 찬가(I am Hymns of the New Temples), 2023, 단채널 4k 비디오, 컬러, 사운드, 55분
Copyright 2023. Wael Shawky; Ministero della Cultura; Parco Archeologico di Pompei (in the context of the program Pompeii Commitment. Archaeological Matters)
Courtesy of the artist and Lia Rumma Gallery Milano / Napoli

폼페이를 배경으로 한 <나는 새로운 신전의 찬가>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신화, 이집트의 종교적 요소가 어우러진 공간을 다룬다. 샤키는 이 작품에서 여사제 이오와 제우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가 얽히며 필연적으로 연결되는 폼페이를 상상의 공간으로 재구성했다. 이 작품은 격정적 서사와 더불어 모든 이야기가 고요로 돌아가는 무상함을 시적으로 표현한다. 관객은 과거의 이야기가 현재의 공간에서 어떻게 살아나는지를 목격하며, 문명의 연속성과 인간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된다.

나는 새로운 신전의 찬가(I am Hymns of the New Temples), 2023, 단채널 4k 비디오, 컬러, 사운드, 55분
Copyright 2023. Wael Shawky; Ministero della Cultura; Parco Archeologico di Pompei (in the context of the program Pompeii Commitment. Archaeological Matters)
Courtesy of the artist and Lia Rumma Gallery Milano / Napoli

와엘 샤키의 작품은 ‘타 문화를 연결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통찰과 경험을 얻는다’는 주제를 품고 있다. 이정민 학예연구사는 샤키의 예술에 대해 “그의 작품은 역사와 신화의 관계를 새롭게 조명하며, 종교적·문화적 정체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고 설명한다. 샤키는 이야기의 형성 과정과 그것이 현실을 어떻게 구성하는지를 탐구하면서, 하나의 진실만이 존재하지 않음을 깨닫게 한다.


자료 제공 대구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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