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색인종》: 존재와 부재, 그 사이의 섬을 찾아서

  • 기간: 2024. 09. 24 – 2024. 10. 12
  • 장소: 민아트센터
  • 시간: 월 – 토 10:00 – 19:00 (일 휴관)
  • 문의: 043-222-0357

팬데믹 동안 글쓰기에 몰두했던 김윤아 작가의 신작 <남씨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번 전시 《무색인종》은 독특한 매력을 품고 있다.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3인칭 전지적 시점에서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탐구를 이어간다. 남씨 성을 가진 인물이 등장하면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삶과 죽음, 존재와 부재 사이에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사진: 우민아트센터

전시 기간 동안에는 각기 다른 등장인물들의 외전들이 매주 새롭게 펼쳐진다. ‘김양 외전’, ‘노부부 외전’, 그리고 ‘청주댁 외전’. 이 작품들 속에서 작가는 인간 내면의 무의식적 고독과 공허함을 드러내며, 소유 불가능한 것을 욕망하는 인간의 방황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사진: 우민아트센터

김윤아의 작업은 인간의 흔적과 내면의 부재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하다. 그는 ‘존재와 부재’라는 주제를 삶과 죽음, 조화와 부조화, 순간과 영원 등 여러 차원에서 다뤄왔다. 작품에 우위나 계층은 없다. 어느 순간 존재하던 것이 사라질 때 드러나는 부재 의식과 존재와 부재 사이의 관계가 그의 작품 속에서 다층적으로 펼쳐진다.

사진: 우민아트센터

작가의 회화와 설치 작품은 그의 생생한 삶에서 수집한 결과물이다. 그는 현실을 그대로 담아내면서도 드러나지 않은 부재가 어쩌면 평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를테면 <모범시민>(2017~2024)은 수거한 헌 옷을 포슬린에 적신 후 구워낸 설치 작품으로, 존재가 환경과 관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나아가 존재가 기능을 잃었을 때 관계의 지속성에 대해 질문한다.

사진: 우민아트센터

이 전시는 관객을 존재와 부재의 사이, 틈, 섬을 찾는 여정으로 이끈다. 작가가 준비한 공간 속에서 우리는 부재를 경험하며, 그에 대한 막연한 공감 속에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김윤아의 작업은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존재와 부재의 간극을 탐색한다. 이는 슬프지만 아름다운 ‘고통의 환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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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부재는 존재를 비추는 거울이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내 안의 섬 하나쯤은 발견하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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