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도초도가 품은 신비로운 구체 《숨결의 지구》

  • 장소: 도초수국정원
  • 주소: 전라남도 신안군 도초면 지남리 산2-1
  • 문의: 061-240-8044

11월 15일, 신안군 도초도. 이 작은 섬에서 아이슬란드-덴마크 출신의 세계적 예술가 올라퍼 엘리아슨이 새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신작 <숨결의 지구>는 신안군이 기획하는 ‘예술섬 프로젝트’의 첫 시작점으로, 방문객들에게 지구의 생명과 숨결을 느끼게 하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한국에서 1,004개의 섬이 모여 있는 최대 다도해 지역인 신안군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신안 갯벌과 함께 아름다운 자연을 자랑한다. 도초도의 지형은 과거 화산 활동의 흔적으로 독특하게 형성됐고, 바로 이 자연적 특성은 엘리아슨에게 이번 작품의 주요 영감을 줬다.

Installation view of Olafur Eliasson, Breathing earth sphere, 2024

<숨결의 지구>에 다가가기 전, 방문객은 수국정원을 오르는 나무가 우거진 길을 걷게 된다. 그 길 끝, 정원 입구에선 팽나무가 그늘을 드리워 한숨 쉬어가는 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이어 언덕 안의 입구로 들어가면, 용암석 타일로 구성된 구형 공간 <숨결의 지구>가 눈앞에 펼쳐진다. 이 구체 공간은 붉은색, 녹색, 청록색 타일이 교차하며 신비로운 다차원 입체감을 연출하는데, 관객은 바닥과 벽, 천장이 사라진 듯한 그 공간에서 오직 “지금 이 순간 여기 존재한다”는 사실만이 뚜렷해진다. 하단의 붉은 타일에서 상단의 녹색 타일로 이어지는 색의 흐름은 대지의 풍요로움을 직관적으로 떠올리게 하고, 그 색은 토양과 식물의 에너지와도 맞닿아 있다.

엘리아슨은 오랜 시간 빛, 물, 공기 등 자연 요소를 통해 인간의 감각을 일깨우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숨결의 지구>에서도 마찬가지로 자연을 품은 공간을 통해 관객에게 지구의 숨결을 온몸으로 느끼게 한다. “대지와 식물, 나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지구가 건네는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엘리아슨의 말은 인간이 대지를 지배한다는 기존의 시각을 전환하고, 우리가 그저 지구의 수많은 생명체 중 하나일 뿐이라는 자각을 던져 준다.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

세계적인 작가로서 그는 다양한 매체와 장소에서 작품을 선보여 왔다. 200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덴마크관 대표로 참여했고, 런던 테이트 모던에 설치한 <날씨 프로젝트>는 무려 2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이후 <뉴욕 시티 워터폴스>와 <아이스 워치> 등 공공미술을 통해 기후 문제와 환경 인식을 널리 알리는 활동을 지속해온 그는, 최근에는 증강현실 앱 <어스 스피커>를 통해 어린이들이 환경에 대해 목소리를 내도록 독려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그가 2019년에는 UNDP 기후 행동 친선대사로 임명되고, 2023년엔 일본 황실로부터 프리미엄 임페리얼 상을 수상하며 예술의 기여와 성과를 인정받았다. 그의 베를린 스튜디오엔 예술가부터 요리사, 연구원까지 다양한 전문가들이 함께한다. 서로 다른 이들의 재능이 어우러져 엘리아슨의 작품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자료 제공 PKM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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