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2024. 10. 16 – 2024. 11. 16
- 장소: 학고재
- 주소: 서울 종로구 삼청로 50
- 시간: 화~토 10:00-18:00 (일, 월 휴관)
- 문의: 02-720-1524
10월 16일부터 11월 16일까지 학고재 갤러리에서 하정우의 개인전 《Never tell anybody outside the family》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그의 첫 번째 학고재 개인전이자 새로운 미적 실험을 선보이는 자리로, 원시성과 내면의 탐구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이 돋보인다. 배우이자 화가인 하정우는 일상적 사물과 인물에 담긴 생명력을 포착해왔다. 단순하지만 강렬한 선과 색으로 그려낸 그의 인물들은 원초적 에너지를 느끼게 하며,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자아를 캔버스 위에 담아낸다. 과장된 얼굴과 뚜렷한 눈, 코, 입을 통해 인물들은 마치 살아 숨 쉬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하정우의 이번 신작은 한국 전통 탈에서 영감을 받은 카펫 패턴이 주요 모티브로 등장한다. 반복적인 선과 기하학적 추상 문양이 조화를 이루며 작품에 신비로움과 순수함을 더한다. 기하학적 패턴은 일정한 규칙 속에서 자유를 표현하고, 전통적 문양은 한국적 미감과 원시적 에너지를 담아낸다. 특히 하정우는 한국 전통 탈과 같은 민속적 소재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직관적인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이러한 접근은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근원적 욕망을 일깨우고, 우리가 잃어버린 진솔함을 다시 되찾게 한다.
카펫 패턴과 감정의 색채
작품 속 카펫에서 영감을 받은 패턴은 복잡한 듯하면서도 하나로 연결되는 기하학적 문양과 반복적 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정우는 이러한 문양을 배경에 균일하게 배치하며 시각적으로 풍부한 감정과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색채는 그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로, 단순히 색이 아닌 감정과 온도를 담은 언어로서 작품에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색을 통해 관객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작품과의 감성적 교감을 이끌어낸다. 강렬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색상은 작품의 분위기를 지배하며, 관객이 내면의 깊은 사유에 잠기게 만든다. 작품을 감상하는 순간, 개인의 고유한 경험과 기억이 교차되며, 각각의 패턴과 색채는 관객의 내면을 자극한다.
타로 카드 형식으로 표현된 자아의 이야기
이번 전시의 또 다른 특징은 하정우가 자신의 내면을 타로 카드 형식으로 풀어낸 것이다. 영화 <대부>의 유명 대사인 “가족 외의 사람에게 속내를 드러내서는 안된다(Never tell anybody outside the family what you are thinking again)”가 작품의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이 대사는 작품의 테마를 상징하며, 작품 전체를 하나의 내밀한 고백으로 만들어준다. 대사 주위로는 하트 모양 안에 두 인물이 대칭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그 사이에는 ‘삶(Life)’과 ‘사랑(Love)’이라는 단어가 자리 잡고 있다. ‘평화(Peace)’, ‘믿음(Faith)’ 등 여러 단어들이 작품 곳곳에 흩어져 있으며, 이는 하정우가 인생에서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들을 표현한다. 중심을 둘러싼 검은 형상은 무기로 보이지만, 동시에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의 상징으로도 작용한다. 이처럼 그의 작품은 개인의 내면적 탐구이자 자아를 보호하려는 갈망을 담아내며, 각자의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반영한다.
가면을 쓴 자아, 숨겨진 내면을 드러내다
하정우는 전통 탈과 가면을 소재로 인간 정체성의 다층적 면모를 탐구한다. 가면은 외부의 시선을 피하고 특정한 역할을 수행하는 도구이지만, 그 이면에 인간의 숨겨진 욕망과 진정한 자아가 담겨있다. 가면을 쓴다는 것은 타인의 기대에 맞추기 위한 방어적 행위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억눌린 욕망을 드러내는 창구이기도 하다. 하정우의 작업은 이러한 가면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내며, 우리에게 자기 내면의 본질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본질적인 갈망을 상기시킨다. 다양한 인물의 페르소나를 연기하면서 쌓아온 그의 경험은 화폭 속에 재구성되며, 진정한 자아와의 만남을 예술적 방식으로 이어간다.
작가 소개
하정우는 1978년 서울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에서 연극을 전공했다. 다양한 연기 경험을 통해 여러 인물의 삶을 탐구해 온 그는 이제 화가로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표갤러리, 가나아트 부산, 호림아트센터 등을 거쳐 온 그의 예술 여정은 독창적이고 깊이 있는 감성으로 사람들에게 새로운 감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자료 제공 학고재 갤러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