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웨덴 예술가 미카엘 겐베리(Mikael Genberg)의 오랜 꿈이 현실에 닿는다.
2025년 6월 5일 밤 9시 24분(중부유럽시간), 달의 ‘차가운 바다(Mare Frigoris)’ 위에 작은 붉은 집이 착륙할 예정이다. 이름은 문하우스(The Moonhouse). 스웨덴 시골의 전통 주택을 그대로 축소해 만든 이 조형물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하나의 선언이다 — 예술이 기술을 타고 우주로 간다.

달에 놓인 ‘고향의 상징’
이 작은 붉은 집은 2025년 1월 일본의 달 착륙선 리질리언스(RESILIENCE)에 탑재되어 발사되었고, 그 안의 탐사로봇 테네이셔스(TENACIOUS)와 함께 4개월 이상 우주를 떠돌았다. 착륙이 성공하면 테네이셔스가 집을 실은 채 달 표면을 돌아다니며 가장 안정적이면서도 상징적인 자리에 설치하게 된다.
탐사로봇 조종사이자 우주 시스템 엔지니어인 앙투안 보키에(Antoine Bocquier)는 이렇게 말했다.
“안정적이면서도 상징적으로 의미 있는 지점을 찾기 위해 로버를 조종할 겁니다.”

실패를 딛고, 두 번째 도전
이번이 첫 시도는 아니다. 2023년, 같은 조형물을 탑재한 착륙선이 달을 향했지만 아쉽게도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미카엘 겐베리는 포기하지 않았다. 수십 년 전부터 달에 집을 짓는 상상을 품었던 그는, 엔지니어들과 협력해 그 꿈을 다시 준비했다. 이번에는 진짜 달 표면에 닿을 수 있을까?

달에 오르는 ‘붉은 집’, 그 시적 상상
겐베리에게 이 집은 스웨덴 전통을 담은 작은 오두막이자, “뿌리를 기억하자”는 메시지다. 과학적 목적이나 정치적 상징도 아니다. 다만, 우주라는 광대한 무대 위에 ‘작은 집’이라는 인간적인 풍경을 놓아보는 시도.
이 집은 이전에도 세계 곳곳을 누볐다. 나무 위, 수중, 경기장 지붕 위는 물론, 만리장성과 국제우주정거장, 스웨덴 최초의 우주비행사 크리스터 푸글레상(Christer Fuglesang)과 함께 지구 400km 상공을 비행한 적도 있다. 다음 행선지는 마침내, 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