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시각적 놀이터로 만드는 호르헤 파르도

Jorge Pardo, Untitled, 2024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PKM 갤러리가 독특한 공간으로 변신한다. 쿠바계 미국 작가 호르헤 파르도가 22년 만에 한국 관객 앞에 선보이는 신작들로 가득 찬다. 전시는 2024년 11월 27일부터 2025년 1월 11일까지 열린다. 화려한 색감과 유기적인 형태가 조화를 이루며, 미술과 디자인, 건축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들로 관객을 맞이한다.

호르헤 파르도: 삶과 예술을 이어붙이다

호르헤 파르도는 미적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겸비한 작업으로 유명하다. 그는 빛과 색채를 조합해 단순한 램프나 가구를 예술적 경험으로 확장한다. 그의 작업은 “살면서 쓸 수 있는 예술”이라 부를 만하다. 빛을 품은 조각들은 공간을 채우면서도 기능을 잃지 않는다. 램프 하나만으로도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얼마나 독창적인지 느껴진다.

이번 전시에서 공개되는 램프 조각과 가구는 레이저 커팅 기술로 제작되었다. 벌집 구조나 분자의 형태를 연상시키는 곡선은 자연과 공학의 경계를 넘는다. 단순히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삶 속으로 스며드는 실용성까지 고려했다.

파르도의 작업은 물건이나 조각을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삶을 예술로, 공간을 캔버스로 확장한다. 1998년 LA 현대미술관 프로젝트에서 집을 짓고 그 공간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든 ‹4166 Sea View Lane›부터, 멕시코 유카탄의 저택을 “살아 숨 쉬는 예술”로 바꾼 ‹Tecoh› 프로젝트까지, 그의 손길이 닿는 곳은 모두 예술의 무대로 탈바꿈한다.

특히, 2018년 프랑스 아를에서 개관한 ‹L’Arlatan› 호텔은 그의 미학을 집대성한 공간이다. 타일, 벽, 가구, 샹들리에 등 모든 요소가 그의 작품으로 채워졌다. 머무는 곳을 넘어, 삶의 순간을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이번 서울 전시는 20여 점의 신작을 공개한다. 행잉 램프와 월 램프 조각, 직접 디자인한 가구와 카펫 등이 포함된다. 작품은 오브제를 넘어, 일상과 예술을 연결하는 다리다. 램프는 빛을 내는 물건에서 그치지 않고, 색과 형태를 탐구하는 실험이자, 주변 공간을 재정의하는 도구다.

전시장에서 만나는 회화와 드로잉은 파르도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그의 작품은 특정한 의미에 얽매이지 않는다. 관객마다 다른 해석을 끌어내고,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는 예술을 고정된 결과물이 아니라, 끝없이 변화하는 과정으로 본다.

Jorge Pardo, Untitled, 2024

호르헤 파르도는 예술과 삶, 실용성과 아름다움, 공간과 오브제를 넘나들며 관객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그의 작업은 단순히 예쁜 물건을 넘어, 우리가 사는 공간과 시간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PKM 갤러리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객이 “살아 있는 예술” 속에 들어가, 자신만의 해석을 찾아보길 권한다.


자료 제공 PKM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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