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간 2025. 02. 13 – 2025. 02. 23
- 장소 서울 노들섬 노들갤러리 2관
- 주소 서울 용산구 양녕로 445
- 시간 화~일 10:00 ~ 20:00 (월 휴관)
노들갤러리에서 2025년 2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하는 실험적 전시 《유리그릇(Over Vivarium)》이 열린다. 큐레토리얼 그룹 QCamP(강다원, 이유민)가 기획하고, 거니림, 이미솔, 이한나, 박승희, 한선희 다섯 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유리그릇(Over Vivarium)’이라는 제목은 자연을 연구하고 관상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구축한 작은 생태계, 비바리움(vivarium)에서 착안했다. 인간은 자연을 보호한다는 명목 아래 유리벽 안에 가두고, 관찰하며, 통제해왔다. 그러나 이것이 진정한 공존일까? 오히려 자연을 ‘객체’로 바라보는 시선이 환경 파괴를 야기한 것은 아닐까? 이 전시는 그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작가들은 우리 주변의 ‘보이지 않는 자연’을 조명한다. 거대하고 고정된 자연의 이미지가 아니라, 도시 한편에서 밀려난 비둘기, 스쳐 지나가는 바람, 길가의 작은 돌멩이처럼 자연의 섬세한 결을 포착하며 새로운 생태적 감각을 제안한다.
참여 작가 및 작품 소개

🕊️ 거니림 Guny Lim
거니림은 ‘비인간 존재’와 인간의 시선이 전도되는 순간을 도자 조각으로 표현한다. 비둘기를 쫓기 위해 설치하는 ‘버드 스파이크’를 확장시켜, 인간이 오히려 위협을 느끼게 만든다. 인간 중심주의의 폭력성을 감각적으로 체험하게 하며, 도시 속 혐오받는 동물들이 처한 현실을 드러낸다.

🌊 박승희 Senghee Park
박승희는 자신이 창조한 세계관 속 존재인 ‘젤리신’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연결을 상상한다. 광물의 목소리가 희미해진 시대, 작가는 광물 세계의 파도와 바람, 생명의 에너지를 강렬한 붓질로 풀어낸다. 그의 회화 속 ‘젤리신’은 자연과 인간 사이의 중재자로, 우리가 잊고 있던 자연의 힘을 일깨운다.

🍃 이미솔 Misol Lee
이미솔은 매일 산책하며 바라본 풍경을 작은 캔버스에 기록한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하는 숲의 미묘한 변화가 하나의 작품 안에서 펼쳐진다. 그리기를 쉬었던 날들은 빈 칸으로 남겨져, 관객이 스스로 그날의 풍경을 상상하게 만든다.

🦋 이한나 Hanna Lee
이한나는 눈길을 끌지 못하는 작은 풀, 벌레, 꽃 등을 포착해 회화와 조각으로 구현한다. 이들은 도시에서 쉽게 무시되고 잊혀지는 존재들이지만, 작가는 그들의 모습을 세밀하게 조명하며 자연 속 ‘작은 것들’이 연결되어 있는 방식을 보여준다.

🪨 한선희 Sunhee Han
한선희는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돌을 수집하고 연필로 그린다. 돌은 시간이 흐르며 닳고 변형되지만, 도시의 빠른 흐름과는 다른, 느리고 묵묵한 시간성을 가진 존재다. 작가는 사라지지 않는 돌을 오래 관찰하고 그려내며, 자연의 지속성과 인간 문명의 일시성을 대조한다.
이 전시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자연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유리그릇 속에서 벗어난 자연의 진짜 모습, 그리고 인간과 자연이 진정으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자.
자료 제공 노들섬 노들갤러리 기획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