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시명 《합성열병》
- 작가 국내외 작가 9인
- 김현석, 방소윤, 양아치, 장진승, 정영호, 로렌스 렉 Lawrence Lek, 요나스 룬드 Jonas Lund, 프리야기타 디아 Priyageetha Dia, 호 루이 안Ho Rui An
- 기간 2025. 03. 19 – 2025. 06. 28
- 장소 코리아나미술관
- 시간 화-금 오전 11시~오후 6시 30분, 토 오후 12시~6시 30분 / ※ 매주 일, 월 휴관
- 로렌스 렉 <AIDOL> 스크리닝 시간표 11:00 ㅣ 12:30 ㅣ14:00 ㅣ 15:30 ㅣ 17:00
2025년 봄, 코리아나미술관은 인간의 눈과 AI의 시선이 뒤엉킨 ‘이미지의 혼란기’를 정면으로 마주한다. 전시 제목은 《합성열병》. AI 기술이 만든 ‘새로운 이미지’와 그것을 둘러싼 인간의 욕망, 권력, 망각의 구조를 질문한다.
전시를 관통하는 질문은 간단하다. “AI는 진짜로 ‘새로운 것’을 만들고 있는가?” 하지만 이 간단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하나가 아니다. 이번 전시는 찬양도, 비난도 아닌—단지 ‘질문’을 위한 자리다.

AI, 감탄과 불안 사이의 발열 상태
‘합성열병’이란 제목은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의 『아카이브 열병』에서 차용한 개념.
데리다가 말했듯 아카이브는 단순한 저장소가 아니다. 욕망과 권력이 중첩된 장소다. 이 전시는 그것을 ‘합성 미디어’라는 새로운 지형에 옮겨온다.
AI는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이미지를 생성하고, 그 이미지들은 인간의 지각을 모방하지만 동시에 왜곡한다. 우리는 점점 더 진짜 같은 가짜, 혹은 너무 매끄러운 허상에 노출된다. ‘생성’이 아닌 ‘재조합’이라면, 그 창조는 누구의 것인가?

국제적 아티스트 9인의 복합적 응답
참여 작가는 총 9인. 싱가포르, 스웨덴, 독일, 말레이시아, 그리고 한국.
AI의 물리적 환경, 데이터 추출의 식민지 구조, 인간 주체의 해체, 기계의 시선 등 각기 다른 주제를 다룬다.

로렌스 렉은 AI 스타가 등장하는 몰입형 비디오 시네마 을 통해 인간성과 예술의 미래를 탐색하고, 호 루이 안은 강연 형식의 설치에서 AI 이미지 생성의 윤리적 부재와 식민주의적 감시구조를 연결 짓는다. 요나스 룬드는 AI가 지배하는 사회 속에서 인간의 정체성과 역할을 되묻는다. 프리야기타 디아는 AI가 추출하는 데이터와 식민지 플랜테이션 사이의 구조적 유사성을 시적으로 환기한다.

국내 작가들 역시 치열하다. 양아치는 감춰진 데이터 인프라를 추적하고, 정영호는 AI 이미지와 인간 시각의 물리적 간극을 사진으로 실험한다. 방소윤은 AI 생성 이미지와 회화의 접점을 탐색하고, 김현석은 AI와 함께 소설을 집필하며 오디오북 형식으로 그 내러티브를 체험하게 한다. 장진승은 기계의 ‘해독 시선’을 통해 인간-기계-가상이 얽힌 미래 전장을 그린다.

요즘 전시는 기술 트렌드 따라잡기?
세계 주요 미술관들이 앞다퉈 AI를 다루고 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AI는 예술을 재정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를 보는 방식을 다시 쓰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곳곳의 미술관들은 AI를 둘러싼 새로운 감각과 윤리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도쿄 모리미술관, 파리 주드폼, 퐁피두 센터까지— AI를 다루는 전시는 이제 글로벌 아트 신에서 하나의 흐름이자 긴급한 질문이 되었다.
그리고 코리아나미술관의 《합성열병》은 그 흐름 속에서 한국이 던지는 고유한 질문, 지역성과 감각을 담은 응답이다. 생성형 AI를 둘러싼 열광과 불안을 넘어, 이 전시는
지금 이 시대, 예술이 진짜로 질문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다시 묻는다.
자료 제공 코리아나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