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Date: 2024. 07. 19 – 08. 05
- Place: TINC [(구)명성교회]
- Location: 서울시 성북구 동소문로10길 34-16
- Hours: 11:00 – 18:00 / 휴관일 없음
- Contact: tinc.official@gmail.com

이미지_양승규
삶의 전반에 걸친 응어리, 그것에 응당 횟수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것은 감정이 결여된 상태로 순전히 생애에 깊이 박혀 그 자체로 희끄무레한 편향이 되었다. 보얀 쏠림은 저 멀리서 들려온 기침 소리에 반응하여 누군가의 쓰러진 인사를 안쓰럽게 여긴다. 처지의 앞날을 미리 엿본 듯한 느낌이 들어도 이에 괘념하지 않는 마음이 그저 텅 비었다.
유달리 선명한 주위를 거처로 삼는다. 이곳에 머물수록 수효는 잦은 변화를 마주하여 눈에 띄게 늘거나, 줄고.
‘앞선 만남에서 비롯된 움직임이 내게 어떤 약동으로 비칠까. 한껏 들이마신 천진함이 움푹 들어간 볼의 구덩이를 메우지.’
살을 에는 듯한 추위를 그리워하기엔 몹시 눈이 부셨다. 얼마 전까지 흐렸던 하늘은 추위와 같은 처지가 되었고.
무던하게 견딘 더위가 무릎에 내려앉는다. 숱한 빛에 반짝이는 주변을 유일한 위안거리로 삼았다.
싱긋 미소 짓는 게 무방비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

공연히 내 곁을 스쳐 지나갔다고 했지만,
결국 실속 없는 건 나일지도요.
내일은 금방이라도 사라질 듯 깜박거린다.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등불, 은은함을 내비치니
군더더기 없는 산행, 군말 없이 이루어진다.
먼발치에 목적으로 꾸며진 곳이 보인다.

깊고 푸른 것을 이어받은 도랑에
흐르는 물.
생김새보다 진한 향이 앞선 꽃과 서로만으로 충분히 무성한
곁가지.
짐작한 시간보다 조금 이르게 도달한 나무 밑동에서 오래된 시선을 보았다.
공백이 무디게 다가오는 기척에 한껏 무성한 기분을 꼬집고.
이곳에 오르는 동안 등 두드려주던 바람을 생각한다. 그것은 분명 풍경의 절반이었다.

이미지_양승규
하염없는 인생사
늘 손이 없던 생활상.
이마를 맞대고 살자꾸나.
인제야 겨우 마련한 초가지붕 아래 둥실 떠 있는 다홍빛, 시간이 지나도 엷어질 줄 모른다.
하마터면 넋을 바닥에 떨어뜨릴 뻔하였다. 깍아내리지도, 추켜세우지도 않는 어릴 적 고생이 그렇게 부서짐을 면했다. 어째서 넋과 어릴 적 고생이 빈틈없이 포개진단 말인가.
그들이 바닥에 내뱉는 그림자 역시 그러하리라.

박경진, 낯선 땅에서 깨달았다, 장지에 먹과 아크릴, 80 x 45 cm, 2024
이미지_양승규
그와 허물없이 이야기 나눌 정도로 친분이 있지는 않았지만, 정황상 대화는 마땅한 일이었다. 마치 사물의 시비를 가리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사건의 진행은 매끄러웠으며 서로의 모난 구석은 광활한 모래밭에 물웅덩이처럼 드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