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Date: 2024. 11.05 – 11.17
- Place: WWWSPACE2
- Location: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 163-5, 1층
- Hours: 수 – 일 / 13:00 – 19:00
- Contact: @piro_vyui

이미지_양승규
깔롱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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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기에 적합한 공간 따윈 없는지도 몰라. 탁자에 위태롭게 몸을 걸친 도상은 도무지 때 묻지 않은 도형을 재주껏 걸친 듯하다.‘상상과 다른 모습, 예상을 뒤엎는 목소리.’ 난 대체 무엇을 둘로 나누려는지. 웅덩이와 들은 불가분의 관계야, 그 둘로써 행해진 덧은 제멋대로 빛나며.
편향된 말투로 읊은 윤곽은 격양된 사물의 겉. 눈을 비우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된 건 테두리는 무릇 태가 나야 한다는 것. 난 그 둘레 위를 구를 테야, 굴레로서 적합하지 않은 치장을 몰래 깨트리면서까지.제값 주고 산 일에 긍지를 느끼는 곤궁이 때로 궁금해한 대로변의 시대상. 그것에 맞춤이란 없다. 헐렁한 차림이 안전한 가옥을 연상시킬 때 생략이 빈번한 나날에 무리 지은 괄호가 각기 이동을 시작한다. 그렇게 생략이 허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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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분명한 의도가 있을 거라고. 가끔 그걸 고쳐 입거나 먹지만. 해라도 뜬 날에 서로의 그림자를 교차하며 이리저리 칠한 바닥은 꼬깃꼬깃한 서류 더미를 그 상태로 철한 물건의 겉표지.눅눅한 장마철에 서로가 가뭄더위의 끄트머리에 서는 것으로 녹록하지 않은 성미를 드러냈다.
글씨는 없고 잇자국뿐인 대자보, 두툼한 돛처럼 견고한 인상을 주었다. 그것을 위하여 볼품없던 시기가 느꼈던 기시감은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떤 수포로 향했다. 예정에도 없던 여정에 끝을 허용하지 않으려는 듯 목적지를 엎어 도로에 그치게 한 이가 미적인 슬픔을 토로할 때, 난 모든 게 처음이었다.배회, 끝없는 이동의 서막은 까닭 없이 바닥에 원을 그리고, 책장을 넘긴다. 발끝으로 넘겨짚은 모서리, 이쯤이었을 터다. 우린 무리라기보단 그저 뭍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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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빚을 바에 차라리 말이라도 걸까.걸려 넘어질 돌부리 생각하지 않고 고집부린 행진의 선두는 역시 발부리.뾰족한 수를 대신한 그것에 제아무리 뭉툭한 천장도 별수 없는 바닥일 뿐, 이로써 나는 손에 꼽힐 정도가 된 건지도.
한때 삼킨 말처럼 서두를 것 없지, 그 말을 게워 내며 배운 것은 서두를 떼기만 하면 자동으로 진행되는 대화. 시작이 반이어야 어림 반 푼어치 없는 일에 일방적으로 품앗이한 반푼이가 제 품위를 지키며, 그동안 들인 품 가벼이 여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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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생각 다 들어, 난.
그것들 숨기려 해도 결국 다 드러나.
달력이 끝날 때쯤에야
뭍에 달려온 피로 위로 까마득한 날이 번뜩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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