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타이들, 책이 예술로 변하는 순간

  • 기간 2024. 09. 14 – 2025. 02. 23
  • 장소 그라운드시소 서촌
  • 주소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6길 18-8
  • 시간 오전 10시 – 오후 7시 (첫째주 월 휴관)
  • 문의 1522-1796

책이 단순한 읽을거리라면, 게르하르드 슈타이들의 세계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그의 손을 거친 책은 ‘책’이 아닌 하나의 완벽한 예술 작품이다. 이번 전시 <슈타이들 북 컬처 | 매직 온 페이퍼>는 종이와 잉크로만 이루어진 물리적 책을 어떤 경지로 끌어올릴 수 있는지 보여주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1968년 독일 괴팅겐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슈타이들의 여정은 오늘날 아트북 출판의 절대 강자로 자리 잡았다. 슈타이들은 종이 선택부터 인쇄, 교정, 디자인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감독한다. 심지어 종이가 보관되는 창고의 온습도까지 철저히 관리한다. 이 모든 집착과 완벽주의 덕분에 슈타이들은 “아티스트라면 누구나 협업하고 싶어 하는 출판사”로 불린다.

슈타이들의 책은 단순히 비싼 전시용 작품이 아니다. 그의 철학은 분명하다. “책은 누구나 소유할 수 있는 민주적인 예술품”이라는 것. 이번 전시에서는 그런 슈타이들의 철학을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들이 공개된다.

앤디 워홀, 짐 다인, 데미안 허스트 같은 거장들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멀티플 아트북’은 전시의 하이라이트다. 특히 데미안 허스트와 10년간 작업한 <파머시 런던>은 세계 최초 공개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펜디와 돔 페리뇽처럼 럭셔리 브랜드를 위한 팩토리 북 시리즈도 선보이며, 책이 어떻게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 방문자는 종이를 만지고, 잉크 향을 맡고, 페이지가 넘어가는 소리를 들으며 책 제작 과정의 모든 순간을 체험할 수 있다. 슈타이들의 완벽주의가 담긴 책은 페이지 한 장조차 허투루 만들어지지 않는다. 게르하르드 슈타이들은 말한다.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사치는 아름다운 종이를 만지는 것이다.”

전시장에는 슈타이들이 작업한 1,000여 권의 책이 전시된다. 슈타이들 라이브러리를 그대로 재현한 공간도 준비되어 있어, 수많은 아티스트와 작가가 영감을 얻은 현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슈타이들 북 컬처 | 매직 온 페이퍼>는 종이라는 가장 아날로그적인 매체가 어떻게 예술의 최첨단이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책이 세상에 남긴 흔적을 다시 읽고, 그것이 얼마나 멀리 퍼질 수 있는지 경험하게 만든다.


자료 제공 미디어 앤 아트 / AI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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