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Date 2025. 02. 26 – 03. 17
- Place 마루아트센터
- Location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35-4,35-6, 신관 2관
- Hours 10:30 – 18:30 / 휴관없음
- Contact 02-2223-2533
마루아트센터에서 2월 26일부터 3월 17일까지 개최되는 한은진 개인전 《Consilience》는 단순한 조각 전시를 넘어, 조형과 공간, 그리고 사물이 관계 맺는 방식을 탐구하는 자리다. ‘Consilience(통섭, 統攝)’는 서로 다른 개념과 분야가 융합하는 과정을 의미하며, 이번 전시에서는 조형적 실험과 현대적 감각이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한은진은 오랫동안 재료의 속성을 연구하며, 각각의 단위를 분석하고 해체한 뒤 다시 결합하는 방식으로 조각을 발전시켜왔다. 그의 작업에서는 나무, 아크릴, PLA 같은 물성이 교차하고, 자연의 질감과 인공적 색채가 대비를 이루며 하나의 조화로운 구조를 형성한다. 형태와 형태가 겹쳐지고, 색이 쌓이며, 공간 속에서 사물의 의미가 확장되는 과정은 단순한 오브제의 제작이 아니라 조각을 통해 세계를 다시 구성하는 시도처럼 보인다.

형태와 물성이 교차하는 조각적 실험
작가는 조형 요소를 일정한 규칙으로 축적하면서도, 그 틀을 깨는 변칙적인 방식을 실험한다. 엄격한 기하학적 형태를 따르기도 하지만, 때로는 의도적으로 변형하고 해체하면서 새로운 조형 언어를 만들어낸다. 단순한 형태 속에서 공간은 확장되고, 조각은 단순한 개체가 아닌 공간과 관계하는 존재가 된다.
한은진의 작품은 단순히 독립된 오브제가 아니라, 공간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조형물이다. 작품이 놓이는 방식, 빛과 그림자의 변화, 서로 다른 재료들이 부딪히고 결합하는 과정은 고정된 조각이 아니라 유동적인 공간적 경험을 만든다.
특히 그의 작업에서는 미니멀리즘의 순수한 조형성이 강하게 드러난다. 군더더기 없이 정제된 형태와 색채, 간결한 조합 속에서 사물은 본질로 환원되고, 관객은 그 단순한 구조 속에서 오히려 더 깊은 감각적 울림을 경험하게 된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기존의 조각적 접근을 확장하며, 조형의 단순성과 공간의 복합성이 만나는 지점을 탐색한다.

공간과 사물, 그리고 감각의 확장
전시를 통해 관람객은 조형과 공간이 융합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단순히 하나의 작품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공간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조각이 되고, 각각의 오브제들은 그 속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한은진은 이번 전시에서 사물이 공간과 어떻게 관계 맺고,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답을 찾기 위해, 그는 반복하고 해체하고 다시 쌓아올리는 과정을 지속한다.

한은진의 조각이 만들어내는 공간과 형태, 그리고 시각적 경험을 직접 마주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현대 조각이 가질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자리로서 의미가 깊다. 사물과 공간이 하나로 융합되는 순간, 우리는 조각을 통해 사유하고, 감각하고, 공간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 제공 마루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