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시명 만끽(滿喫)
- 작가 백두리
- 기간 2025.06.20 – 07.19
- 장소 씨디에이 (서울시 성동구 아차산로 120 2층)
- 시간 화-토 11am – 7pm (일, 월 휴관)
회복 이후의 시간은 어떻게 다뤄져야 할까?
백두리 작가는 2년 전 개인전 《천이(遷移)》에서 파괴 이후의 회복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이번 전시 《만끽(滿喫)》에서는 그 회복 이후의 태도에 집중한다.
이번 전시에는 신작 22점이 소개되며, 이전보다 한층 더 능동적인 삶의 형태, ‘지향(Toward)’ 시리즈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파괴 이후의 자리, 그리고 뻗어가는 가지
《천이》가 ‘자리(Jari)’라는 개념을 통해 손상된 땅에 다시 정착하는 과정을 그렸다면, 《만끽》은 그 자리에서 다시 움직이는 삶의 태도를 포착한다. 이번 전시에서 중심을 이루는 ‘지향’ 시리즈는 식물의 가지가 빛을 감지하고 몸을 뻗어가는 움직임에 주목한다. 작가는 이 과정을 단순한 성장이나 회복이 아닌, 삶을 적극적으로 ‘살아내는 방식’으로 해석한다.

백두리의 작업은 철저하게 두 가지 색으로만 구성된다. 노란색은 빛, 초록색은 그림자를 상징한다. 작가는 이 대비를 통해 상반된 성질—삶과 죽음, 손상과 회복, 열망과 무력—이 공존하는 장면을 그려낸다. 화면 속 그림자는 단순한 어둠이 아니라, 빛이 존재했다는 증거이자 삶의 흔적으로 작용한다.
‘지향’ 시리즈의 출발점은 ‘예민성’이다. 즉, 감각하고 반응하는 능력. 가지가 빛에 민감하게 반응해 방향을 바꾸고 몸을 움직이는 것처럼, 인간도 상처 이후의 삶에서 어떤 방향성을 선택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작가는 관람자가 화면에 드러난 가지의 형태뿐 아니라, 그것이 향하고 있는 방향 자체에 주목하길 바란다.

작가 소개
백두리는 식물의 빛 반응성과 흔적을 통해 인간 존재의 양가성을 탐구하는 작가다.
몬스테라 잎의 갈라짐이나 구멍을 통해 식물의 생존 전략과 상처를 바라보며, 인간 또한 유사한 방식으로 살아간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녀의 작업은 단순한 식물 묘사가 아니라, 삶의 균형과 감정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번역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자료 제공 씨디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