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시명 세상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
- 기간 2025.07.31 – 2025.08.24
- 장소 부평아트센터 갤러리꽃누리 (인천 부평구 아트센터로 166)
- 요금 무료
- 시간 10:00 – 18:00 (12-13시 휴게 시간 / 월 휴관)
- 퍼포먼스 문지호 작가의 퍼포먼스 , 8월 24일(일) 오후 5시
- 접근성 프로그램 수어/음성 전시 해설(주말 운영)
- 문의 032-500-2066 / bpcf.or.kr
도시를 울리는 소리는 때로 역사이고, 권력이고, 공동체의 그림자이자 희망이다. ‘음악도시’로 지정된 부평은 지금도 음악을 도시의 언어로 삼는다.
미군기지와 미8군 클럽에서 흐르던 재즈와 록의 기억 위에, 부평은 음악을 중심 가치로 삼은 도시문화 기반을 다져왔고, 2021년에는 제2차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되었다. 그 연장선에서, 오늘의 감각으로 음악을 다시 듣는 전시가 열렸다.

《세상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는 제4회 부평 신진큐레이터 공모 당선자인 박이슬 큐레이터의 기획으로, 2025년 7월 31일부터 8월 24일까지 부평아트센터 갤러리꽃누리에서 개최된다. 전시는 음악을 매개로 전쟁, 이주, 기억, 감각, 공동체에 대해 사유하며, 듣는다는 행위가 어떻게 삶과 얽히는지를 질문한다.

음악은 언제나 감각의 정치를 동반한다
전시는 파스칼 키냐르의 『음악 혐오』에서 출발한 음악의 감각적 강제성, 청각의 비자율성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음악이 단순한 위안이나 낭만의 대상이 아닌, 역사와 권력의 훈육 장치가 되었던 순간들을 다시 호출한다.
김영은은 일제강점기 청음 훈련의 재구성을 통해 감각의 군사화된 역사를 추적하고, 이희경은 인도네시아 식민지·현대사 속 ‘소리 지도’를 복원하며 사운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식민성과 음악, 정체성의 교차를 그려낸다.


남화연은 언어와 경계를 넘나드는 노래의 여정을 따라가며, 노래가 시간의 매개이자 기억의 형식임을 보여주고, 문지호는 따라 부를 수 없는 노래들로 구성된 리믹스 퍼포먼스를 통해 ‘모른다는 청취’의 가능성을 제안한다.
전시는 시각·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해설, 음성 해설 등 다양한 접근성 장치도 마련했다. 이는 ‘모두가 듣는’ 전시가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청취하는’ 전시가 되도록 하는 중요한 장치다.

우리가 듣는 노래는 어떤 세계를 예고하는가
전시 제목이기도 한 《세상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는 전시 말미에 직접적으로 언급되며, 음악이 종말 이후에도 여전히 울릴 수 있는 감각의 가능성을 상기시킨다.
전쟁의 한가운데에서 작곡된 메시앙의 사중주처럼, 이번 전시는 종말을 끝이 아닌 시작의 지점으로 사유하고, 사라진 악보의 여백에 우리가 새로이 부를 노래를 상상하게 만든다.
자료 제공 부평구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