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간 2025. 04. 08 – 2025. 04. 27
- 장소 PDF SEOUL
- 위치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34-38
- 시간 화-목 13-19 | 금-일 12:30-19:30 (월 휴관)
- 문의 @pdf_seoul
정제된 문장에서 벗어나, 날것의 감정으로
시나리오 작가로 시작해 애니메이션과 글로벌 IP 세계관을 구축해온 제이미 강이, 다시 ‘무언가를 시작하는’ 자리로 돌아왔다. 두 번째 개인전 《NAKED BEAST & Almost Daddy》는 글을 쓰는 작가와 그림을 그리는 작가라는 그의 이중 정체성이 충돌하고, 겹치고, 분출되는 생생한 순간을 담는다.
첫 개인전 (POST, 2025)에서 즉흥적인 드로잉으로 글쓰기에서 억눌린 예술적 본능을 해방시켰다면, 이번에는 더 날카롭고 명확한 자아의 초상을 그린다. 드로잉, 실크스크린, 디지털 작업 등을 통해 감정의 파편과 정체성의 균열을 하나의 서사로 연결하는 시도다.


1부: NAKED BEAST
육체는 감정의 번역기다.
드로잉으로 시작한 작업은, 본능이 지시하는 방향으로 손을 움직인다. 입을 틀어막았던 욕망은 한 겹씩 옷을 벗듯, 천천히 표면 위로 드러난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두 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미니멀한 화면 구성이 돋보이며, 얇은 선의 반복과 번짐 속에 표정과 감정이 살아 숨쉰다.
이 시리즈는 감정 없는 군상에서 감정을 직면하는 인물로의 진화를 보여주며, 제이미 강의 창작 방식이 얼마나 육체적이고 직관적인지를 체감하게 만든다.

2부: Almost Daddy
지금 나는 어디쯤일까?
《Almost Daddy》는 더 이상 청춘이라 부를 수 없지만, 아직 늙었다고는 말할 수 없는 전환기의 자아를 캐릭터화한 시리즈다.
젊은 외형과 점점 달라지는 현실의 괴리, 성숙하고 싶은 욕망과 시대에 뒤처지고 싶지 않은 두려움. 이 시리즈는 유쾌한 듯 뼈 있는 시선으로 나이 듦의 아이러니를 그려낸다.
이 인물은 곧 작가 자신이며, 동시에 우리 모두가 거울 속에서 마주한 ‘거의 어른’의 자화상이다.

작가의 말
“글쓰기는 정제된 표현이고, 그림은 날것의 욕망이다. 그래서 나는 글이 아닌 그림으로, 다시 본능을 만난다.” 지하철이 들어오기 전 몇 분, 손이 먼저 움직인다. 생각보다 빠른 감정, 감정보다 빠른 욕망. 키스 해링처럼 순간의 밀도를 믿고 펜을 든다. 그러면 펜 끝에서 캐릭터들이 튀어나온다.
애니메이션에서 출발한 캐릭터들은 이제 작가의 본능을 입고, 벗고, 다시 서사로 돌아간다. 색은 사치일 뿐이다. 그는 오늘도 검은 펜으로, 본능을 써 내려간다.
자료 제공 Jamie 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