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어디에도 있어》 문규화 개인전

허구 없이 잠록하다
허구 없이 잠록하다
가짓수 없는 고립은 당연하다시피 적수가 없었고, 어떤 위기도 없이 천천히 늙어갔다.
떨림은 충동과도 같고. 움푹 파인 집단이 서서히 회로를 돌린다.
한평생 온건한 성격은 알고 보니 뭇 과격들과 어울렸다는 사실.
무관심은 이상 무
결국엔 받아들일 사안이 볕 없는 사막 같다. 마른 날의 외벽이었다.
저 구석에 자리 잡은 색채는 지난달부터 언 발을 녹였다. 한 글자 계절의 위용을 느낄 정도로 대단하진 않지만, 그것은 두터운 외투 정도는 되었다.
낮도 밤도 아닌 때 검은 나비 무를 수렴한다.
연못을 읽었다.
너 없이 사는 내가 대체 어느 세태의 부스럼이라니. 어느 낱말을 소용없이 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