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더러 운 적도 있다》 김채영 개인전

주머니에 감췄다고 하지만, 비죽 튀어나온 모양새에 그저 장식적인 속마음을 떠올리는 것.

주머니에 감췄다고 하지만, 비죽 튀어나온 모양새에 그저 장식적인 속마음을 떠올리는 것.

진폭.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을 그대로 내뱉어 만든 '진폭'

수소문하여 그것에 다가가기까지 목적 없는 계단이 숱하게 필요했음을 똑똑히 기억해 두고서 운다.

기대한 적도 없는 현상에 우물 밑바닥으로 찾아든 볕은 쉬이 길을 잃는다.

시대착오적인 벽도 세우는 법

기침의 소리로 상태의 여부를 주고받고 유독 침묵을 경계하는 이곳이 누구도 짐작하지 못한 정적에 휩싸여있다는 것을 나는 긍정한다.

'모진 말일랑 하지 말어' 파쇄된 종이에 적힌 말이 으슥한 골목을 비추며, 그곳에 밑동이 깨졌지만 제 역할을 수행하는 데 이상 없는 가로등을 일게 하였다.

먼발치에 놓인 가로수가 넉살 좋게 신호를 뱉는다.

무감각한 사고(思考)가 인적 없는 거리에서 교통정리를 했으며 그 거리의 수풀은 존재의 총량을 채우듯 과도하게 우거졌다.

장식된 변두리가 숲길이 된다고 해도 놀랄 건 없으리라, 하고 어딘가 쓸쓸하게 고개를 빈 병으로 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