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홀, 짝》 박희민 개인전

무관심은 이상 무

무관심은 이상 무

결국엔 받아들일 사안이 볕 없는 사막 같다. 마른 날의 외벽이었다.

저 구석에 자리 잡은 색채는 지난달부터 언 발을 녹였다. 한 글자 계절의 위용을 느낄 정도로 대단하진 않지만, 그것은 두터운 외투 정도는 되었다.

낮도 밤도 아닌 때 검은 나비 무를 수렴한다.

연못을 읽었다.

너 없이 사는 내가 대체 어느 세태의 부스럼이라니. 어느 낱말을 소용없이 흐리다.

"사철의 외로움을 환기하여요."
늘 푸른 이의 두꺼운 말이 먹빛으로 피었다.

설령 툇마루 뒤 고목이 반으로 갈라져도 물론 성한 밑동이야. 그 땅 밑의 세계가 일정한 수량으로 유지되는 건 비단 해묵은 현상일까.

‘미의식의 순환은 거절 없이 이루어지는 듯하다.’

그래도 그 구덩이는 실제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