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작가 송광찬의 첫 사진집, 『스몰 스토어』는 밤하늘에 별처럼 빛나는 작은 가게들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하다. 그는 어린 시절 부모님의 양품점과 시장의 작은 가게를 뛰어놀던 기억을 간직하며, 그리움에서 시작된 이 작업을 이어왔다. 작은 가게들은 대형 마트나 쇼핑몰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한 감성과 이야기를 품고 있다. 고요한 밤, 불 켜진 가게들이 마치 무대 위 배우처럼 빛나고, 작가는 그런 가게들을 프레임 안에 담아 우리에게 새로운 무대를 선물한다.
송광찬은 부모님의 가게와 그 주위 상가의 독특한 풍경, 시장 사람들, 그곳에서 얽힌 추억을 프레임에 담으며 세월이 지나도 바래지 않는 감정을 사진으로 표현했다. 그가 만난 작은 가게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있으며, 밤길을 밝히는 조명 아래 더욱 살아나는 그들만의 매력이 있다. 비 오는 밤, 가게의 불빛이 적시는 거리는 특별한 분위기를 더한다. 그곳에서 가게는 자신의 이야기를 연기하는 배우처럼, 송광찬의 렌즈에 생생하게 담긴다.

작은 가게와 ‘프루스트의 마들렌’
송광찬의 작은 가게 사진들은 그에게 있어 마들렌 같은 존재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양품점과 안성시장에서 친구들과 놀던 기억이 불빛 속에서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여행하며 만난 작은 가게들을 사진으로 마주 보기 시작했다. 이 작은 상점들은 전통의 온기를 품은 공간이자, 잊힌 추억을 되살려주는 특별한 장소다.
이 책에는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의 작가 황보름의 이야기도 실려 있다. 그는 송광찬의 사진을 보며 자신의 작업실 근처 ‘작은 백반집’을 떠올리게 되었다고 한다. 작은 가게의 따뜻한 불빛은 낯선 곳에서도 사람들에게 친근한 느낌을 주며, 그 속에서 우리는 여전히 무언가를 찾고 있는 건 아닐까.

작은 가게들이 던지는 질문
송광찬의 사진 속 작은 가게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에게 묻는다. “나는 누구에게 어떤 이야기를 남길 수 있을까?” 대형 상점에서 느낄 수 없는 따뜻함과 인간적 감정을 소중히 간직한 작은 가게들은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감성과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을 통해 작은 가게들이 펼치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면 어떨까.

작가 소개
사진작가 송광찬은 사람과 공간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담아내는 작가다. 기계공학을 전공했지만 사진의 매력에 빠져 작가의 길로 들어섰고, 독창적인 적외선 기법으로 익숙한 도시 풍경에 새로운 색감을 입히며 주목받았다. 대표 연작인 ‘스몰 스토어’ 시리즈에서는 밤에 불을 밝힌 작은 가게들을 포착해, 쇠락해가는 소박한 공간들이 품은 그리움을 사진으로 되살린다.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며, 그의 사진은 국립현대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자료 제공 에이치비 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