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매끈한 금속의 곡선 속에 한국의 과거와 미래를 품고 있다.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이 공간은 이제 전 세계 디자인 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자 DDP 디자인 런칭 페어를 통해 한국의 디자인 파워를 선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 선 스튜디오가 바로 아티클리에(Articlier)다.
기술과 장인의 손끝에서 태어난 디자인
경기 하남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클리에는 알루미늄과 아크릴을 조화롭게 결합한 가구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들의 가구는 전통 조선 시대의 정제된 장인 정신과 북유럽 모더니즘 디자이너 폴 키에르홀름의 기능주의 철학을 재해석한다.
아티클리어의 제작 과정은 정교함 그 자체다. 먼저 고품질 알루미늄을 선택한 뒤 정밀 가공 장비로 밀링과 터닝을 거친다. 이후 숙련된 장인이 손으로 표면을 샌딩해 목재처럼 부드러운 질감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아노다이징 처리로 내구성을 강화하고 빛의 변화에 따라 미묘하게 색감이 달라지는 표면을 완성한다.
미니멀리즘의 새 해석
이번 컬렉션은 총 다섯 가지 작품으로 구성된다. 테이블, 선반, 조명 등 각각의 아이템은 알루미늄의 견고함과 아크릴의 투명한 아름다움을 완벽하게 결합했다.
RW12 알루미늄 테이블은 알루미늄 본연의 매력을 극대화한 작품이다. 정교하게 가공된 다리와 세련된 상판은 한국 가정에서 자주 사용되는 나무 가구나 텍스처가 있는 다른 소재와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NK3와 NK4 선반은 조선 시대 찬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이다. 모듈형 구조라 조립과 분리가 쉬워 사용자의 필요에 맞춰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CA88 테이블은 두 개의 원형 구조로 구성된 다목적 테이블이다. 레이어드된 아크릴 상판과 견고한 알루미늄 다리가 만들어내는 조화는 차갑기만 한 금속의 이미지를 부드럽게 바꾼다.
CL12 플로어 램프와 CL4 테이블 램프는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조형적인 작품으로 손꼽힌다. 단독으로 공간의 포인트가 되기에 충분한 디자인이다. 특히 라운드 형태의 구조와 빛의 조화는 단순한 조명이 아니라 하나의 작품으로 느껴진다.
아티클리에의 가구는 실용적인 가구를 넘어서 금속과 아크릴이 만나 만들어내는 시각적 균형, 전통과 현대의 교차 속에서 탄생한 디자인은 어떤 공간에서도 독창적인 이야기를 전한다.
이들의 작업은 한국을 넘어 글로벌 디자인 트렌드를 선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일상 속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하고 싶다면, 아티클리에의 작품을 눈여겨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