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마굴, 구룡성채를 해부하다

an illustration of a cross-section of incredibly dense architecture packed with people and businesses

모든 사진: Greg Jensen

한때 홍콩에 존재했던 구룡성채는 단 2.6헥타르의 면적에 약 50,000명의 인구가 몰려 살았다. 인구 밀도로만 따지면, 1990년대의 구룡성채는 세계에서 가장 밀집된 도시였다. 평범한 작은 도시와는 차원이 다른 밀도를 자랑하며, 그 인구 밀도는 무려 1,255,000명/km²에 달했다. 비교를 하자면, 뉴욕시의 인구 밀도는 약 11,300명/km², 현재 세계에서 가장 밀집된 도시인 마닐라는 약 42,000명/km² 정도다.

an illustration of a cross-section of incredibly dense architecture packed with people and businesses

구룡성채는 원래 20세기 초 작은 군사 요새로 지어졌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중국과 영국 정부가 이곳을 방치하면서 난민과 저렴한 주거지를 찾는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설계자 없이 건물이 건물 위에 쌓이고, 기존 구조물 사이사이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면서, 성채는 팽창하지 않고도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독특한 구조를 만들어냈다.

an illustration of a cross-section of incredibly dense architecture packed with people and businesses

구룡성채는 중앙의 작은 커뮤니티 공간을 제외하면, 좁은 계단과 복도를 통해 상점, 서비스, 아파트가 얽혀 있는 미로 같은 구조였다. 주민들은 거리를 통해 이동하기보다는 건물 내부의 좁은 복도를 이용해 다녔는데, 이 복도들은 언제나 모양이 변하는 듯해 구룡성채를 ‘살아 있는 유기체’로 비유하기도 했다.

an illustration of a cross-section of incredibly dense architecture packed with people and businesses

결국 구룡성채는 슬럼화되어 범죄와 열악한 생활 환경으로 악명이 높아졌고, 1994년에 철거됐다. 하지만 철거 이전, 일본 연구팀이 이 건축적 기적을 세밀하게 기록하며 도시 디스토피의 상징으로 남게 됐다.

a wide panoramic illustration of a cross-section of incredibly dense architecture packed with people and businesses

이 구룡성채의 기억을 보존하기 위해 아티스트 히토미 테라사와는 일러스트로 도시의 단면을 정밀하게 그려냈다. 이 거대한 파노라마는 좁은 댄스홀, 발코니에 걸린 빨래, 좁은 공간에 자리한 공장 등 구룡성채의 생생한 모습을 담고 있다.

an illustration of a cross-section of incredibly dense architecture packed with people and businesses

최근 심리학자 그렉 젠슨이 테라사와의 일러스트를 고해상도로 스캔해 공개했다. 이를 통해 구룡성채의 비밀을 더욱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Artlamp
Artlamp

아트램프(ARTLAMP)는 예술을 통해 라이프스타일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아트 플랫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