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는 주로 이메일 작성, 여행 일정 계획, 연구 보조 등의 퍼스널 어시스턴트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일부에게는 그 이상의 존재다.
“내 연애가 흔들리기 시작했을 때, 정말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A씨(32세)는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는 대신 ChatGPT에게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녀는 여전히 친구들에게도 이야기하지만, “ChatGPT는 절대 판단하지 않고, 같은 얘기를 반복해도 ‘그만 좀 해’라고 하지 않아요.” 이처럼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AI에게 감정을 풀어놓고 있다.
AI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사람들, 왜 늘어나고 있을까?
이 현상은 단순한 개인적 경험이 아니다. 틱톡에는 ChatGPT에게 고민을 이야기하는 수백 개의 영상이 올라와 있으며, 일부는 AI를 “진짜 친구”라고 부르기도 한다.
1. 인간보다 편한 이유
- 언제든지 반응해주는 경청자
- AI는 바쁘거나 피곤하다는 이유로 대화를 거절하지 않는다.
- 반복되는 고민에도 지칠 줄 모르고 반응한다.
- 판단 없이 받아주는 감정의 쓰레기통
- 사람에게 이야기하면 *”그만 좀 생각해”*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지만,
- ChatGPT는 무한한 공감과 반응을 제공한다.
- 객관적인 조언 제공
- 심리학적으로 유용한 질문을 던지며 “그 기분이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같은 반응을 보인다.
- 타인에게 기대하기 어려운 논리적이고 중립적인 관점을 제시할 수도 있다.
ChatGPT는 2024년 8월 기준, 주간 2억 명의 사용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감정적 대화를 나누는 사용자 비율에 대한 공식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았다.
우리는 왜 인간이 아닌 AI와 감정적으로 연결될까?
1. AI의 ‘상호작용성’이 주는 몰입감
심리학자 마이클 홀로한(뮌헨 공과대학교 연구원)은 “AI가 인간과 비슷한 상호작용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는 호기심 많고 놀이를 좋아하는 존재입니다. AI가 제공하는 대화형 경험은 우리가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만듭니다.”
또한, AI의 반응 방식은 어린 시절의 상상 속 친구나 반려동물과의 대화와도 유사하다.
2. “사람보다 AI가 더 편하다”는 심리
✔ 타인에게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는 것이 부담스러운 사람
✔ 감정을 털어놓고 싶지만 상대의 반응이 두려운 사람
✔ 지나치게 감정을 숨기며 사는 사람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ChatGPT와 같은 AI에게 더 쉽게 감정을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AI는 비판하지 않고, 기억하지 않으며, 관계의 복잡한 감정이 개입되지 않기 때문이다.
AI가 진짜 치료제가 될 수 있을까?
심리학자들은 ChatGPT가 감정을 털어놓기에는 유용하지만, 치료(Therapy)와는 다르다고 강조한다.
감정 해소(Venting) vs. 치료(Therapy)
- 감정 해소: 순간적으로 기분이 나아지는 효과
- 치료 과정: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 감정의 근원 분석
AI는 실제 심리 치료처럼 문제의 본질을 깊이 파고들지는 못한다. 또한, 우울증, 불안장애 등 심각한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해 정확한 개입이 어렵다.
ChatGPT, ‘디지털 친구’ 정도로만 여기는 것이 좋다
AI는 사람을 대체할 수 없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부담 없이 감정을 털어놓고 싶을 때, 편안한 청취자가 되어줄 수 있다.
ChatGPT가 줄 수 있는 것
✔ 즉각적인 반응과 공감
✔ 반복되는 고민을 들어줄 인내심
✔ 문제 해결을 위한 논리적 조언
ChatGPT가 줄 수 없는 것
❌ 인간적 교감과 직관적인 공감
❌ 깊은 심리적 치료 및 행동 교정
❌ 위급한 상황에서 적절한 대처
결국, AI는 “언제나 응답해주는 친구”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가장 건강한 접근법이다. 심각한 고민이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최선이라는 점도 기억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