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을 설계해온 건축가 타다오 안도. 이번에는 손목 위에서 시간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포르투갈 워치 브랜드 Cauny와의 협업으로 선보인 애플 워치(Apple Watch)는 우리가 아는 스마트워치가 아니다. 초록빛 사과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 그리고 숫자 없는 다이얼. 이 시계는 시간을 ‘느끼는’ 방식으로 바꿔버린다.

건축에서 시계로, 안도의 미학은 여전하다
이번 시계는 두 가지 모델로 구성된다. 하나는 형광빛 그린 사과를 닮은 ‘Ando Green’, 또 하나는 콘크리트 질감을 닮은 ‘Ando Grey’.
둘 다 시간을 표시하는 숫자 없이, 단 하나의 잎사귀 모양 핸즈로 시간을 암시한다. 다이얼은 텅 비어 있으면서도 강렬하다. 안도의 건축처럼, 재료 자체가 주인공이다.
- Ando Green은 생동하는 초록빛으로 청춘을 시각화한다.
- Ando Grey는 브러시드 스틸의 거친 결을 드러내며, 콘크리트의 내구성과 시간을 견디는 아름다움을 담는다.
두 모델 모두 AR 코팅된 사파이어 글라스, 이탈리아산 가죽 스트랩을 갖췄고, 디테일과 소재의 완성도가 뛰어나다.

청춘은 사과처럼 — 사무엘 울먼의 시에서 시작된 이야기
타다오 안도는 사과를 ‘청춘’의 은유로 여긴다. 그가 인용한 사무엘 울먼(Samuel Ullman)의 시 〈Youth〉는 이렇게 말한다.
“청춘은 인생의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의 움직임이다.”
안도는 이 철학을 건축뿐 아니라 디자인, 조각, 그리고 이제는 시계에도 담아냈다. 이미 원주의 뮤지엄 산에서 공개된 거대한 그린 애플 조각은 이번 프로젝트의 전신이기도 하다.


시간의 건축가들, Cauny의 ‘Architects of Time’ 시리즈
이번 협업은 Cauny의 ‘Architects of Time’ 프로젝트의 네 번째 챕터다. 앞서 라파엘 모네오(Rafael Moneo), 에두아르두 소투 데 모우라(Eduardo Souto de Moura) 같은 거장들이 함께했다. 타다오 안도는 그중에서도 가장 서정적인 시계를 만든 건축가로 남을지도 모른다. 시간을 쪼개고 재는 대신, 시간을 생각하고 기억하게 만드는 시계. 사과와 콘크리트 사이, 이 감각적 협업은 그런 의미에서 ‘시간의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