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패션위크 무대에 생활한복 브랜드 리슬(LEESLE)의 디자이너 황이슬이 섰다.
그녀가 선보인 2026 S/S 컬렉션 〈The Korean Chic〉은 단순한 한복의 재현이 아니었다. 신라 시대의 천마도와 금관, 비단벌레 장식에서 가져온 모티프를 자수, 텍스타일, 도자 공예로 확장해내며,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새로운 패션 언어를 제시했다.
이번 컬렉션의 핵심은 헤리티지의 재구성이다. 뉴욕에 거주하는 현대인의 출근·파티·휴식의 순간을 12가지 룩으로 풀어내며, 랩스타일 여밈과 고름, 레이어드와 볼륨 실루엣을 통해 전통의 구조적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변주했다. 여기에 오가닉 코튼, 리사이클 오간자, 모달 등 지속가능한 소재가 더해져, 전통이 현재의 라이프스타일과 맞닿는 방식을 보여준다.

특히 약 1,500년 전 신라 유물에서 착안한 말·화염문·네 꽃잎 장식 모티프는 자수와 도자, 텍스타일 아트워크로 구현되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장면을 완성했다. 모든 룩은 국적과 인종을 넘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과 포용성을 지향하며, 포토제닉한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현지 반응은 뜨거웠다. “전혀 새로운 장르의 K-패션”이라는 평이 이어졌고, 별도의 장식이나 쇼 연출 없이도 옷 한 벌 한 벌이 강렬한 존재감을 발했다. 실제로 리슬의 인스타그램에는 “실물로 보고 싶다”, “직접 입어보고 싶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리슬의 이번 쇼는 한국적인 것을 단순히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예술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품은 의상들,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향한 태도는 전통과 현대, 문화와 패션의 경계를 새롭게 쓰는 실험이었다. 〈The Korean Chic〉은 K-패션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가에 대한 대답이자,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선언이었다.
자료 제공: 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