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nceptual Visualization
사진: Apple
애플이 또 한 번, 웨어러블의 경계를 밀어붙인다.
미 특허청(USPTO)에 새롭게 등록된 애플의 특허는 우리가 알던 스마트워치의 개념을 과감하게 뒤집는다. 핵심은 ‘폴더블(접이식)’ 구조. 그런데 단순히 화면이 접히는 수준이 아니다. 듀얼 스크린에 카메라까지 장착된 새로운 폼팩터—말 그대로 손목 위에 올라간 ‘작은 폴더블폰’이다.
마치 2000년대 초반의 플립폰이 미래의 기술을 입고 되살아난 느낌. 이쯤 되면, 애플 워치가 아니라 ‘애플 미니폰’이라 불러도 괜찮겠다.
애플 인텔리전스도 돌아갈까?
애플이 공개한 특허 문건에 따르면, 사용자는 상황에 따라 화면을 펼치거나 접을 수 있다. 운동하거나 바쁘게 움직일 땐 컴팩트하게 접고, 영상 통화나 웹브라우징, 게임을 즐길 땐 넓게 펼치는 식이다.
흥미로운 점은 여기에 카메라가 더해진다는 것. 하나는 바깥을 향한 외부 카메라, 또 하나는 사용자를 마주 보는 셀피 카메라로, 손목 위에서 바로 페이스타임을 할 수 있는 구조다. 지금껏 어떤 스마트워치도 본격적으로 도전하지 않았던 영역이다.

Conceptual Visualization

Image Credits: Apple via United States Patent and Trademark Office
애플이 스마트워치를 처음 내놓았을 때만 해도 그건 ‘건강 데이터 수집기’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 특허는 전혀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이제는 “아이폰을 줄여 손목에 붙인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듯하다.
이는 애플이 늘 해오던 방식과도 닮았다. 컴퓨터를 핸드폰 안에 담았던 아이폰처럼, 이제는 아이폰을 워치 안에 집어넣으려는 시도다.
물론 이건 아직 실체가 없는 특허일 뿐이다. 애플은 매년 수백 건의 특허를 등록하고, 그중 극히 일부만 실제 제품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애플이 웨어러블의 ‘다음 챕터’를 준비 중이라는 신호로 읽기엔 충분하다.

Conceptual Visualization
접히는 시계는 처음이 아니다. 하지만 애플이 하면 다르다
모토로라는 과거에 손목에 감기는 폴더블폰 컨셉을 공개한 적 있다. 소니도 e-잉크 스트랩으로 색이 변하는 스마트워치를 선보인 바 있다. 그러나 모두 상용화에 실패했거나 시장에서 존재감을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애플은 늘 ‘타이밍’의 명수였다. 완벽한 시점에 완성도 높은 제품으로 진입하는 전략. 만약 이 폴더블 워치가 실제 출시된다면, 스마트워치 시장은 다시 한번 큰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다.

Conceptual Visualization
이 특허는 단순히 ‘새로운 디자인’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건 기기의 정체성 자체를 다시 쓰는 작업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의 경계가 사라졌던 것처럼, 스마트워치도 더 이상 ‘시계’라는 범주에 묶이지 않는다.
우리가 알고 있던 손목 위의 기기는, 이제 열리고, 찍고, 통화하고, 확장되는 디바이스로 진화하고 있다. 그 첫 번째 힌트가, 바로 이 ‘폴더블 워치’ 특허일지도 모른다.

Conceptual Visualiz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