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 기기 시장은 지금껏 정형화된 틀을 따랐다. 클램셸처럼 접히는 컴팩트 모델이나 책처럼 펼쳐지는 태블릿형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화웨이의 새로운 폴더블 스마트폰, ‘Pura X’는 이 익숙한 공식을 깨는 첫 번째 장면처럼 보인다. 수직보다 수평을 택한 와이드 포맷 디자인은 기존 폴더블의 문법을 통째로 전복하며, 기술과 감성의 새로운 균형점을 제시한다.

와이드 폼팩터가 제안하는 새로운 읽기 방식
Pura X를 펼쳤을 때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건, 일반 스마트폰과는 전혀 다른 가로로 넓은 화면비다. 143.2 x 91.7mm, 16:10 화면비는 단순히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영상 감상이나 문서 열람, 웹 브라우징과 같은 ‘읽기’의 행위를 가장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비율이기 때문이다. 기존 스마트폰이 무심히 세로로 길어졌다면, Pura X는 가로에서부터 인간의 시각적 리듬을 되묻는다.
화면을 접으면 장치는 거의 정사각형에 가까운 형태로 접히며 손안에 안정적으로 들어온다. 이를 가능하게 한 건 화웨이의 ‘쉬안우(Xuanwu)’ 티어드롭 힌지 기술. 우주 등급 소재로 제작된 이 구조는 거의 틈 없는 접힘과 동시에 내구성까지 확보했다.

감각을 위한 소재, 시대를 거스르는 색채
기기의 소재는 기술만큼이나 감각적이다. ‘패턴 레드’와 ‘패턴 그린’ 버전은 에코 레더에 0.05mm 단위의 정밀한 엠보싱 처리를 더해, 손끝에서 느껴지는 촉각적 경험을 강화한다. 유리 소재의 ‘문 섀도 그레이’, ‘제로 화이트’, ‘판타지 나이트 블랙’은 나노 에칭으로 빛 반사를 제어해, 한층 더 정제된 시각적 깊이를 만들어낸다. 이 모든 컬러는 단기 유행보다 ‘시간 속에서 살아남는 색’을 택했다는 점에서 명민하다.

접든, 펼치든 — 일관된 시각 언어
Pura X는 화면 디자인에서 또 하나의 진보를 이룬다. 내부 OLED 디스플레이는 6.3인치, 2120×1320 해상도, 87.5% 화면 대 본체 비율을 지녔다. 색 재현도는 10억 색상에 P3 색역, 1~120Hz 가변 주사율을 갖추어 콘텐츠에 따라 유연하게 반응한다. 여기에 1440Hz 고주파 PWM 디밍과 2,500니트의 최대 밝기는 장시간 사용에도 눈의 피로를 줄이는 동시에 야외 시인성을 확보한다.
외부의 3.5인치 스퀘어 디스플레이 또한 유려하다. 정방형의 1:1 화면비는 단순한 알림 패널이 아닌 ‘또 하나의 완결된 화면’을 지향하며, 내·외부의 시각적 연속성을 완성한다.

카메라, 아름다움과 기능의 경계
카메라 역시 단순한 기능 부품이 아니라 디자인의 일부다. 4개의 렌즈는 수평 배열로 배치되어 후면의 기하학적 정렬과 일관성을 이룬다. 메인 카메라는 5,000만 화소에 RYYB 센서, 광학식 손떨림 보정까지 갖췄고, 초광각과 망원, 그리고 멀티스펙트럼 색상 센서까지 탑재되어 모바일 사진의 전문성을 높인다. 부드럽게 경사진 카메라 하우징은 빛의 흐름을 따라 자연스러운 볼륨을 만들며 시각적 무게감을 줄인다.

내부 설계, 미니멀리즘의 집합체
배터리는 4,720mAh 듀얼 셀 구조로 설계되어, 무게 분산과 발열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유선 66W 고속 충전, 무선 40W 충전, 역충전까지 지원하면서도 슬림함을 유지한 점은 기기의 정교한 내부 설계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내부에는 Wi-Fi 7, 블루투스 5.2, USB-C 3.1, 디스플레이포트, 심지어 일부 모델엔 위성 통신 기능까지 들어갔다. 2000W/m·K의 그래파이트 열전도판을 통해 발열은 능동적으로 분산된다.



디자인은 ‘사용 경험’의 문법이다
결국 Pura X는 ‘예쁘기 위한 디자인’이 아닌 ‘사용을 위한 디자인’을 택했다. 가로형 대화면은 영상 콘텐츠에서 시네마틱한 몰입을, 문서 작업에서는 실제 업무가 가능한 수준의 레이아웃을 제공한다. HarmonyOS 5.0.1은 그리드, 여백, 아이콘의 애니메이션까지도 기기의 기하학적 언어에 맞춰 설계되어 물리와 디지털 사이의 디자인 경계를 무너뜨린다.
지금까지의 폴더블폰이 기술을 중심으로 진화해왔다면, Pura X는 한발 더 나아가 질문한다. 우리는 어떻게 읽고, 보고, 만지고, 들고, 느끼는가? 그리고 그 질문에, 디자인이 먼저 응답하고 있다.



